경주시 시설관리공단이 노상주차관리요원의 복지를 외면해 그 피해가 경주시민은 물론 관광객, 원도심 상가에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고됐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문화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주말과 성수기에 주요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심각한 교통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5일 경주시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차관리요원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11명의 신규 직원을 공채로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지원자는 3명뿐이었고 그나마 면접에 응시한 인원은 2명이었다. 게다가 신규로 채용된 2명 가운데 1명은 곧바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차관리요원 정원은 24명이지만 현재 20명이 근무하고 있고 이달 말이면 5명이 계역 만료돼 신규 요원이 충원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주차관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주차관리요원 A씨는 "경주시 노상주차관리요원의 복지가 최악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며 "요원의 복지와 근무조건을 개선하지 않는 한 새로운 직원 채용은 물론 시가지 주차문제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소속 관리요원은 만 18세 이상 8개월 기간제로 채용해 최저임금을 적용해 보수를 지급한다. 또 1차례 근무하면 6개월이 지나야 다시 지원할 자격이 생긴다. 8개월 근무한 요원이 퇴사하면 다시 신규직원을 교육하는데 시간이 걸려 효율적인 직원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 근무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한 관리요원들은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 이 같은 계약조건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공단의 `꼼수`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인근 포항시의 경우는 만 50세 이상~만 60세 이하 현업직으로 채용해 정년을 보장한다. 또 퇴직 후 촉탁으로 재고용할 수 있고 재고용시 최대 만 70세까지 1년 단위로 재계약이 가능하다. 안동시는 만 50세 이상~만 60세 이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고 구미시는 만 60세 이상~만 69세 이하 실버직으로 채용해 연말 근무실적 평가에 따라 연장 계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3개 도시 모두 퇴직금을 지급한다.　 근무조건과 보수도 문제지만 근무환경도 열악해 안전사고의 위험도 상존한다는 것이 근무자들의 주장이다. 경주시의 노상주차장은 모두 669면으로 근무자 1명이 33면 이상을 관리해야 한다. 주차관리요원 B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도로 위에서 차량과 차량 사이를 오간다"며 "여름철 30도가 넘는 폭염과 겨울철 영하의 혹한을 피할 대기 부스도 전무해 고령의 요원들은 생존의 위협도 느낀다"고 실토했다.　 공단 관계자는 "근무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확보된 예산은 근무자들의 보수를 지급하기에 빠듯한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용하 중심상가시장상인연합회장은 "공단의 예산 타령은 직무유기고 근무 태만"이라고 직격했다. 정 회장은 "경주시의 관광산업과 원도심 상권활성화를 위해서는 주차난 해결이 가장 급선무라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그동안 공단은 이를 위한 예산확보에 게을렀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이 정도에 이르도록 방치한 공단의 이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혹평했다.　 동부사적지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C씨는 "도로가 녹아내릴 듯한 폭염에도 근무자들이 쉬지도 못하고 밀리는 차량들 사이로 뛰어다니고 겨울철에는 언 손을 녹일 공간조차 없어 저러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며 "공단이 하루빨리 노상주차관리요원의 복지를 개선해 안전하게 주차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