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부터 주말마다 경주시 원도심 노면주차장에 주차관리요원이 배정되지 않아 상인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경주시 시설관리공단은 경주시민에게 주차장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내린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주차요금을 징수하지 않는 주말이면 시민들이 하루종일 무료 주차를 함으로써 쇼핑 나온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주차할 엄두를 내지 못해 원도심 상권활성화에는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3일 경주중심상가시장상인회 정용하 회장은 "상가를 찾는 소비자나 관광객들이 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에는 주차장이 텅 빈 상태지만 주말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민과 인근 상인들의 차량이 주차장을 점령해 빈 공간이 없다"며 "경주시의 주차정책은 가뜩이나 어려운 원도심 상인들에게는 심각한 상권침해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경주시가 주말마다 주차관리요원을 철수하는 것은 시민 서비스 차원보다 관리요원 수가 모자라 동부사적지, 황리단길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집중배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설공단 관계자도 이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시설공단 주차관리팀 직원은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까지 주차관리요원 정원은 31명이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2020년 27명, 지난해 25명, 올해 24명으로 줄었다"며 "지난해 정원이 25명이었지만 실제 근무인원은 20명으로 근무인원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도심 주차관리를 배제했다"고 밝혔다.　 정용하 회장은 "시설관리공단이 예산 타령만 하면서 주차관리요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외면하고 있다"며 "폭염과 혹한에 잠시 대기할 수 있는 부스가 전무하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하루 8시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관리요원들의 처우개선을 외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정 회장은 또 "원도심 상인들의 애로사항은 뒷전인 채 운영 편의만 우선하는 시설공단은 시민 서비스를 위한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며 "탄력적인 인력 운영과 관리요원 처우개선을 통해 원활한 노면주차 관리와 원도심 상권 활성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원도심 상가는 의류, 패션 업종이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터넷 쇼핑으로 소비자가 몰리면서 매출이 60~70% 줄어들어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상황에 104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던 중심상가 공영주차장이 2020년 10월부터 증축공사에 들어갔으나 문화재 발굴조사에 걸려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어 상인들은 설상가상의 고충을 겪고 있다. 경주시 전체 노면주차면수는 모두 669면이며 원도심에는 196면에 불과하다.　 정용하 회장은 "시설관리공단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이므로 모자라는 예산을 더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도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수익 창출보다 시민의 삶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