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성오니(슬러지) 불법 매립이 적발돼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A석산개발업체가 `토석채취장 확장 및 사업기간 30년 연장` 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A업체는 5일 기준, 사업장 인근 농지에 불법 성토한 슬러지의 절반도 복구하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위한 준비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업체는 지난 2일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채석단지 지정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경주시 양남면 석촌리 마을회관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석산개발 연장 반대주민 B씨는 "불법 성토한 무기성오니를 원상복구하지도 않았는데 공청회를 연 것은 잘못"이라며 "주민의견을 수렴하기 전에 일(원상복구)을 마무리해야되는 것이 원칙 아니냐"고 지적했다. B씨는 또 "A업체는 골재 채취의 기본인 계단식 채굴조차 지키지 않았으며, 완충구역을 훼손하기도 했다"며 "그런 업체가 어떻게 환경영향평가를 받겠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 업체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게 되면 기존의 9만7046㎡에서 37만3105㎡로 사업 규모가 확대되며 사업기간은 30년이 연장돼 오는 2052년까지다. 이에 A업체 관계자는 "무기성오니는 원상복구 명령기간이 다음해 1월 24일까지로 연장된 상태"라며 "최선을 다해 원상복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완충구역에 대해선 이유가 어떻든 간에 우리가 잘못을 저지른 것이 맞다"면서도 "이미 복구를 끝냈으며, 이는 경주시 산림경영과 공무원들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시 산림경영과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만약 계단식 채굴을 미완성으로 끝내놓고 사업장을 준공한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골재 채취 사업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연장 신청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계단식 채굴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A업체가 저지른 슬러지 불법 매립과 관련해선 "슬러지 불법매립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것은 자원순환과고, 우리(산림경영과)는 사업장 내부에서 발생한 일만 관리한다"며 "슬러지 불법 매립 건은 우리 부서의 업무와 별개의 건으로 보고있다"고 답했다. 또다른 반대주민 C씨는 "이같은 불법을 자행한 A업체가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경주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경주시는 2년 전에도 건천읍에서 토석채취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적이 있는 만큼, 더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A업체의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 심의 의견서에 따르면 `현장 방문시 기존 허가에 따른 채굴지점의 사면이 붕괴를 우려할 수 있을만큼 경사도 가파르게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기허가 면적에서 위험할 수 있는 채굴 후 사면의 기울기와 다소 부족해 보이는 완충구역, 불충분해보이는 복구현장을 볼 수 있었다` 등의 언급이 나온다"며 "승인기관인 경주시가 A업체를 내버려두겠다면, 상위기관에 경주시와 A업체의 실태를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A업체의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하게 될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에는 대상 업체가 저지른 불법 등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도록 규정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그런 부분이 있다면 1차 승인기관인 경주시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A업체는 지난해 10월 효동리 일대에 슬러지를 불법매립한데 이어 올해 6월 하서리에도 슬러지를 불법 매립해 경주시에 적발됐다. A업체는 지금까지 불법으로 매립했던 슬러지 7000여톤을 파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시가 추정하고 있는 A업체의 불법매립 슬러지 양은 2~3만여 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