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앞에서 장사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수입은 학생들의 카드 결제가 대부분인데 내년에는 카드 수수료가 조금이나마 내려간다니 다행입니다. 수수료가 더 내리고 현실화돼야 장사하는 사람들도 손님들에게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태도를 버릴 텐데요…" 경주 성건동 동국대 앞 사거리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　"카드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긴 하지만 진작에 하지 않고 꼭 선거 철마다 보여주기식으로 하는지… 또 요즘은 손님들이 현금이 들어 있는 체크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무슨 이유로 신용카드 취급해서 카드사가 수수료를 꼬박꼬박 챙겨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천동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모씨.　내년 1월 말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0.3~0.7%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소상공인들은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2일 당정협의를 통해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을 기존 1.5%에서 0.8%로, 연매출 2~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매출 10억원 이하인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2%에서 1.9%로 0.3%포인트 인하하도록 유도하고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수수료율 상한을 2.7%에서 2.5%로 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또 체크카드 우대수수료율도 영세가맹점은 1.0%에서 0.5%로, 중소가맹점은 1.5%에서 1.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일반가맹점은 현행 전업계 1.7%, 겸영은행 1.5%였으나 전업계·겸영은행 관계없이 `1.5%+계좌이체 수수료율`로 조정키로 했다. 　소상공인의 부담 경감을 위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한다는 결정이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카드 수수료가 더욱 현실화 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연 카드매출 3억원 이상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와 체크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등을 촉구했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한국주유소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관련단체들은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7%포인트씩 낮춘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다수의 자영업자에 해당하는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현재 평균 2.2% 수준에서 1.5%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 매출 천억 원 이상인 대형 가맹점과 비교해 일반 가맹점들의 카드 수수료율이 더 높게 책정된 것은 부당하며 대기업과 소상공인을 차별하는 불공정한 카드 수수료의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내년 1월말부터 인하된 수수료율이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내년 1분기 중 새로운 수수료 산정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카드사의 경영합리화 노력도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장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