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본인이 처한 입장이나 주관적 가치판단에 근거하여 사물을 판단하고 때론 확증편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물론 주관적 견해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 진실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기까지는 성격, 인생경험, 가치판단, 교육, 정보 등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객관적 사실(fact)과 주관적 주장을 구분할 수 있는 이성적 판단이 요구된다.　 여야가 대립중인 대선정국에서 우리나라가 남미의 베네수엘라처럼 된다거나 사회주의국가가 된다고 하는 비현실적인 주장도 나돈다. 이 같은 주장은 가짜뉴스에 노출된 노령계층에게 정보왜곡과 무지를 틈타 잘 먹히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개선해야할 부정적인 측면을 거론하면 더욱 그렇다. 통계치로 봐도 출생률은 낮고 노인빈곤율과 상대적 빈곤율이 높고 자살률이 높은게 현실이다. 게다가 상위계층과 수도권 부동산 편중으로 자산격차와 소득격차가 높아 국민행복지수는 낮은 편이다. 　 그리고 수출대기업과 내수기업, IT기업과 제조기업, 재벌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괴리가 심하여 경제적 불균형도 심하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 국면에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피해는 더욱 심하고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각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남북분단 상황에서도 단기간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국내총생산규모(GDP) 순위로 볼 때 2021년 기준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다음으로 세계 10위 경제선진국이 되었다.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도 세계가 놀라는 K-컬쳐 문화강국이 되었다. 　 그리고 G7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받을 정도로 지위가 높아졌고, 195개 회원국 모임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만장일치로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하였다. 글로벌파이어파워가 발표한 세계군사력 순위에서도 프랑스와 영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6위로 랭크된 군사대국이다.　 이처럼 괄목할 성과와 개선해야할 문제점이 혼재된 상황에서 전체를 놓고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정파적 이익에 따라 특정부분만을 아전인수식으로 강조하면 그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보수진보로 나누어진 가운데 일당독점의 대통령중심제하에서는 중간여론계층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국민의 표심이 다양하게 반영되는 의회구성이 아니다. 한 표라도 더 많이 획득하면 당선되어 반대표심은 반영될 수 없는 다수결제도의 결함을 안고 있다. 전체득표수는 여야가 51대 49의 상황이 되어도 국회의석수는 60대 40이 될 수도 있는 구조다. 승자독식, 일당독점 구조하에서는 사생결단식의 극단적인 주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판단근거는 양적 기준에서도 볼 수도 있고 질적 기준에서도 볼 수 있다. 또한 절대적 기준도 있고 상대적 기준도 있다. 절대적으로 보면 점수가 낮지만 상대적 기준으로 보면 그 중에서 높은 점수가 될 수도 있다. 사실왜곡이나 정당화를 위한 통계수치의 제시도 있는 만큼 해석상 분별력이 필요하다. 　 부분적으로 보면 맞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틀리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도 있다. 물론 집단지성이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결국 밝혀주겠지만 치러야 할 비용과 불필요한 논란이 적지 않다. 　 중간여론계층이 들어갈 수 없는 양극단의 정치, 양쪽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이념정치, 토론과 타협이 없는 정치가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선거는 감정에 더 많이 영향 받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성이 작동하여 세상을 종합적이고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보면 좋겠다. 　 끝으로 이번 대선은 오래된 헌법을 비롯하여 현재의 불합리한 정치제도가 바뀌어 정치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