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대통령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선거운동기간 후보에 대한 검증작업이 나름대로 숨가쁘게 진행되어 왔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후보들의 공약과 경륜에 대한 검증은 계속되고 있으나 이들의 공약은 과거 대선당시 후보들의 공약 보다 빈약하고 허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후보들의 공약발표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공약문제 보다 인품이나 도덕성 검증문제가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유력주자인 민주당 이재명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후보의 경우 경쟁후보 진영들이 제기하는 의문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이 문제는 수사책임이 있는 검찰의 불공정시비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후보의 경우 사상최대규모의 부동산범죄로 일컬어지는 대장동사건 연루문제가 검찰수사에서 소명되기는 커녕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지사시절 법인카드의 지사가족 사적 사용혐의마저 말썽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후보의 경우도 여당쪽에서 윤후보에 대한 의혹과 그의 부인에 대해 허위경력등에 대해 문제를 들춰내고 있으나 치명적인 문제가 돌출된 상황은 아니다. 　 이같은 공방과정에서 상당수의 언론은 선거초기에는 후보관련 의혹을 심도있게 파헤치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으나 선거막판으로 갈수록 여야후보 문제점 보도에 균형맞추기식으로 변질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관련 중심 이슈가 되고 있는 대장동사건이 야당후보의 경우와 비교해 그러하다고 하겠다. 　 대장동사건이 불거졌던 초기에는 여러 언론들이 앞다투어 특종경쟁을 벌이듯 탐사보도를 했던데 비해 투표일이 가까워옴에 따라 새로운 뉴스추적 보다 여야경쟁후보간의 형식적 균형맞추기 수준으로 보도의 방향을 바꾸는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대장동사건은 검찰수사나 제보, 여야의 공격내용 등을 중심으로 보도함으로써 겉보기로는 이 문제를 충실하게 보도하는 것처럼 보이나 의혹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데는 사건 보도 초기에 비해 날카로움이 무뎌지는 것같다. 　 물론 대통령선거의 주제가 대장동사건이란 한 사건에만 집중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대선과정의 특징이 윤후보가 검찰총장 신분에서 불과 몇 달 사이에 대통령후보로 클로즈업되는 과정과 유사하게 보인다는 점에서 대장동사건이 집중조명을 받는 측면도 있다. 여권의 권력형부정 사건으로 등장한 윤후보가 건국이래 최대의 부정사건이라는 대장동사건의 연루인물로 거론되는 여권후보와 맞서게 된 것이 이번 대선의 성격을 여느 선거 때와 크게 차별화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제1야당 대선후보의 등장과 대선과정의 중심이슈로 부각된 것이 모두 엄청난 부정부패때문이라면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대선후보와 거리가 먼 검찰총장을 짧은 시간에 제1야당의 대통령후보로 불러내고 대선의 중심이슈가 되고 있는 대장동사건이 국민의 최대관심사라면 국민들은 어떤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게될까? 　 물론 이번 대선도 대장동사건 등 대형부정사건 등에도 불구하고 정파성향의 민심에 따라 지지도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파민심 보다 언론이 후보관련 사건의 심각성을 무시한 채 경마식 지지도 보도에 치중함으로써 민심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력언론들의 대선보도가 경마식 지지도조사에 편중함으로써 국민의 눈을 선거이슈의 핵심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도방식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형사건 속에 치르는 이번 대선은 후보의 공약 보다 도덕성에 무게가 실리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