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는 포항지역예식업협회와 향토기업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거대자본예식장 건축허가를 막기 위한 반대투쟁을 이어 왔다. 언뜻 보면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일부 포항시민들이 할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 감추어진 실상을 들여다보면 비대위가 무엇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면서 까지 가장추운 엄동설한에 무려 3개월이 넘게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실을 알 것이다.인구유입과 포항지역발전을 위해 신축 건물이 세워 지는 것에는 비대위도 두말 할 것도 없이 두 손 들고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장사에도 상도의가 있다. 상도의를 무시하고 물질에 눈이 어두워 앞으로 함께 살아갈 동네 주민들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목적을 향해 밀어 부 친다면 지혜롭지 못한 발상이다. 비대위가 대형예식장 건축을 반대하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 이다. △현재 영업하고 있는 기존 예식장과의 거리가 불과 20m. △신축하려는 예식장 진·출입구는 일방통행로로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골목길. △9층의 높은 빌딩이 신축되면 낮은 주택 주민들의 일조권 침해 △골목길에 수많은 차량들이 통행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매연 등이다.이와 같은 사실은 포항시가 건축서류와 함께 현장을 확인해 보면 비대위가 주장하는 것처럼 주민불편이 심각하다는 것을 곧바로 인식할 것이다. 게다가 포항시민이면 다 알고 있다. 50년 전에 시공한 도시계획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에 지금까지 살고 있는 주민들조차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일방통행로 길이 골목 너무 좁아 대문 앞에 주차하기 힘든 관계로 주택과의 다소 떨어진 종합운동장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럼에도 포항시는 서류상 검토결과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건축심의 및 기타 허가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밀실에서 건축사의 말만 듣고 행정을 처리한 것이 말썽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뒤늦게 접한 포항지역예식업협회. 소상공인, 상대동 주민들이 ‘대형예식장 건립허가’ 반대대책위를 지난해 10월 구성하고 지금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건축허가 진행에 대한 진실을 알고자 지난해 11월 교통영향평가 공개 요청 후 800페이지에 달하는 교통영향평자자료를 비대위가 제출받아 검토 후 이해가지 않은 부분들을 발견했다.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가장 복잡한 기준 시간 예식장업 11시~14시”를 오후 5~6시 시간에 맞춰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평가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종합운동장에 행사가 전혀 없으며, 20m 옆 티파니예식장 역시 고객이 없는 상태에서 20%만 운영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교통영향평가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교통영향평가자료 800 페이지 중 50페이지에 달하는 쪽에 문화집회시설이 아닌 주상복합 시설로 표기가 엉터리 임에도 불구하고 건축 관련 공무원은 단순오기라고 했다. 이는 공무원으로서 해서 안 될 일을 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렇게 불합리한 내용이 즐비하지만 지금까지 포항시는 관련법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정쩡한 태도로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희망찬 임인년 새해를 맞아 포항시 건축행정이 탁상이 아니라 발로 뛰는 현장 중심으로 펼칠 때 억울함 없는 시민들이 행복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