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는 있어야 할 시민단체가 없다.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익을 대변해야 할 견제단체가 없는 것이다.　 국민세금을 주머니 쌈짓돈 쓰듯 해도 말이 없다. 시민단체는 없고 봉사 위주의 관변단체만 보인다. 사업비를 잘못 집행하고 예산낭비가 심한데도 그냥 넘어갈 뿐이다. 　 국민혈세 낭비가 뻔히 보이는데도 지적할 시민단체가 없으니 시민들의 속이 터져도 두고만 볼 수밖에. 그렇다고 시민 개개인이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다. 지적하는 SNS 글조차도 공감 표시에 눈치가 보이는 데 누가 용기 있게 나서서 지적하겠는가. 　 그러니 제재받지 않는 지방공권력 행사와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의심은 가지만 그 집행에 따지는 사람은 없고 또 좁은 지역이라 그냥 넘어간다. 　 연고주의가 강한 고인물 지방에서는 부패지수가 높고 청렴도는 대체로 낮다. 그래서 극소수 이권추구자 이외 대다수 시민들은 피해를 보게 되어 있다. 　 지역발전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부패 없이 깨끗하게만 제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집행하면 지역발전은 된다. 경제성장에 따라 중앙정부 예산이 매년 늘어나니 지방예산도 자연히 늘어나게 되는데 무슨 치적인 것처럼 말한다. 　 내려온 예산은 효율성이나 적합성도 따지지도 않고, 또 따질 기구도 없으니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쓸 상황이다. 예산도 주민수요보다 공급자 중심적으로 책정하니 쓰지도 못하고 남아도는 예산이 매년 많다. 　 재정자립도는 20%를 하회하고 있지만 재정건전화 노력을 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고 중앙정부에 편승하여 그냥 편하게 산다.　 그렇다고 시의회가 확실하게 따지거나 특별히 견제하는 것도 없다.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간다. 불합리한 집행에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를 시민들은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　 일례로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시내버스업체 보조금을 경북에서 포항과 구미같이 큰 도시도 10억원 미만으로 주는데 터무니없이 65억 원이나 퍼주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그 버스업체는 시내버스 운행에 대해 전문성이나 운영 경험도 전무 했던 소규모 지방건설업체로서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2018년 지방선거 후 2019년에 독점버스회사를 새로 인수한 업체다. 　 그런데 경주시로부터 엄청난 지원금을 받은 결과 부실하고도 방만한 가족경영이 드러났는데도 시의회는 견제감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때 제대로 된 시민단체라도 하나 있었다면 이대로 있었겠는가. 과거에 경주시에는 시민단체가 하나 있었던 적이 있었다.　 필자가 동국대 경주캠퍼스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지역사회 봉사차원에서 1990년 경주지역발전협의회를 설립한 데 이어 시민단체를 1995년에 창립했다. 전국적인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지역단체인 `경주경실련`이었다. 　 1995년 여름방학 때부터 창립준비위원장으로 시작하여 경주경실련을 그해 11월에 창립하고 영국에 연구년으로 갈 때까지 집행위원장으로 2년 동안 회원들의 열성에 힘입어 열심히 시민운동을 했다. 지금은 경주경실련 내홍으로 자진 문을 닫았지만 그 당시에는 유급 간사도 2명이나 있었다. 　 1995년 민선 1기 시장 체제하에서는 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으로 견제받는 경주시였을 것이다. 시민들로부터 관심과 성원도 컸었다. 당시 도심의 황성공원을 훼손하는 실내체육관 건립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주 시민단체 역사상 처음으로 가두시위도 크게 벌였었고 전단지 배포와 신문광고도 하여 경주시로부터 견제성의 부당한 고소고발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속철도 도심관통반대 및 외곽노선 주장과 경주시청사 황성공원내로의 이전건립반대 운동 등으로 올곧은 정신을 가지고 시민을 대변하였다. 　 그땐 이렇게 시민단체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쉽기만 하다. 이제 기댈 시민단체는 없다. 　 하지만 SNS로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나 하나의 SNS상의 외침이 나비효과로 세상을 더 낫게 더 억울하지 않게 할 수 있다. 누구든 손가락만 있으면 된다. 개인 시민운동가로 힘을 보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