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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 독자기고] 보깅으로 보는 댄서들의 인식 변화 - 경북신문
1990년대 중반 댄스 그룹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때, 댄서라는 직업의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흔히 `딴따라`라고도 불리었으며 문제아와 같은 취급을 당했다. 하지만 2000년도에 `ID: PEACE B`로 데뷔를 한 가수 보아는 13살임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댄스 실력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한 번에 받았다.   또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를 뜨겁게 열광시키면서 각종 `패러디`가 탄생하기도 했다. 댄서들이 케이팝 안무를 만들면서 국내외로 유행을 이끌고 대중들의 시선도 변화하고 있지만, 댄스계의 인식이 도드라지게 변한 것은 아니었다. 대중들은 여전히 한국 댄서를 `백댄서`라고 불렀고, 가수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Mnet)에서 종영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흥행하게 되면서 비주류 문화로 인식되던 스트릿 댄스와 댄서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부정적인 인식과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한 댄서가 지금은 각광을 받고 열광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이렇게 되기 이전에 리아킴이나 립제이처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댄서도 있지만, 처음부터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그들의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커리어 덕분에 지금처럼 대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며, 유명인사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을 온전히 바꾸는 건 쉽지 않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메가 크루 미션`에서는 `러브란`이라는 국내에서 유명한 보깅 댄서의 무대를 볼 수 있다. 일반 대중들에게 보깅은 흔한 장르가 아니다. 스트릿 댄스라고 하면 보통 브레이킹 댄스, 팝핀 등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장르이기 때문에 아마 보깅은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들려오지 않을 것이다.   보깅(voguing)은 약 1970년대 뉴욕 할렘의 볼룸(ballroom, 무도회장)에 속한 LGBT 성 소수자들에 의해서 최초로 시작된 춤이다. 이 춤은 1892년에 창간된 미국의 패션 월간지인 보그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는 것에 영감을 받아 보깅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1990년 마돈나가 싱글 앨범 `vogue`를 발표했다. 뮤직비디오에는 보깅 댄서들이 팔과 다리의 선을 강조하며 춤을 추는 모습을 담았다.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었지만, 폐쇄적인 문화여서 다른 장르만큼 대중성이 높진 않았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부터 보깅 댄스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인기를 끌던 남자 그룹 `신화`는 `This Love`라는 곡을 발표했으며, 곡의 안무는 전체적으로 보깅의 요소가 속해있다. 팔을 활용한 절제된 안무를 선보이며 남성미를 돋보이게 하는 특징을 가진다. 2019년에 종영된 엠넷(Mnet) 프로그램 `퀸덤`의 2차 경연에서 여성 그룹 AOA의 무대 중반부에 `카다시바` 보깅 댄스팀이 등장에 화제를 모았다. 댄서들은 모두 남성이었지만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파격적인 여성 의상을 입고 하이힐을 신었다. 덕분에 대중들에게 새로운 시각적인 요소를 경험하게 했다.  과거의 춤 문화는 폐쇄적이었고,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성 소수자들이 무도회장에서 탄생시킨 보깅 댄스는 아직도 대중성을 얻기엔 부족하다. 댄스에 대해 잘 알거나 전문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춤을 추는 남성 댄서를 보는 시선도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그저 그들의 정체성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수많은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브레이킹 댄스, 왁킹과 같은 장르도 처음에는 분명 어색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지날수록, 익숙해지고 인정을 받으며 대중들의 인식이 변화했다. 마찬가지 보깅이라는 장르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이 문화도 언젠간 익숙하고 우리 사회에서 더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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