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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우주의 유인원 - 경북신문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재를 첨단 과학문명시대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리는 아직 물질의 궁극이라 추측하는 양자(量子)의 실체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온통 에너지 덩어리인 물질계에 존재하면서도 늘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에 결핍된 생활을 하고 있고, 지구상에 가장 흔해 보이는 물 행성 위에 살고 있으면서도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의학이 발달했다고는 하나, 가장 흔한 질병인 당뇨나 고혈압 그리고 사망 원인 제 1위에 해당하는 암(癌)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전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그 단순한 생명체인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조차 제어하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지 않았는가?  우주공간을 떠도는 단 한 개의 미세먼지 같은 행성 속에 갇혀 살던 생명체가, 마치 사과벌레가 껍질을 뚫고 나오듯 그 얇은 대기층 밖으로 겨우 고개를 한 번 빼꼼히 내밀어 본 것을 두고, 감히 우주를 정복한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게 과연 맞는 얘기인가 그 말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자만하고 있는 이 과학기술은 첨단에 이른 것이 아니라 이제야 겨우 첨단과학 기술문명을 향한 반에 반 보를 내민 것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구의 나이는 40억 년이 넘고, 인류가 이 행성에 출현한 것을 대략 수백만 년 전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제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지 불과 수 백 년도 안 되어 도래한 것이 이른바 제 4차 산업혁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현생인류가 이 행성에서 멸종하지 않고, 이후 수백만 년간 과학문명을 이어 간다면, 아마도 수백만 년 후의 인류는 현재의 우리를 우주의 유인원(類人猿)으로 규정하거나 아니면 아예 자신들과는 종(種)이 다른, 과거의 지구에 번성했던 영장류 정도로 구분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오래전부터 농사에 가장 필요했던 비료의 주성분이 요소(尿素)이고, 우리가 하루에 몇 차례나 체외로 배출하는 소변이 요소수(尿素水)에 다름 아닌 것인데, 우리 체내에서도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자연 생성되고, 또 공업적으로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하여 만들 수 있는 그 흔한 물질로 인식되었던 `요소수` 하나 때문에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자칫하면 우리 경제가 휘청거릴 수도 있는 지경이라니?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초보적인 과학문명이 얼마나 취약한 문명인지, 그리고 우리 경제 체제의 터무니없어 보이는 취약성도 함께 깨닫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그런 사건인 것 같다.  그런데, 하시(何時)라도 우리 경제활동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그 `요소수` 하나뿐일까? 현재 지구상 대부분의 광물자원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역이 될 2차 전지(電池)의 원료인 각종 희토류 역시 절대 수요량이 부족할 정도로 고갈되어 가고 있는데다, 그 매장 지역이 특정 국가에만 한정되어 있어 언제든지 국가 간 경제전쟁의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요소수 대란이 분명한 각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과학문명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편리함과 행복한 삶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불편한 삶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불편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보기에 따라 인간에게 대단히 적대적이라 할 수 있는 자연환경 속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첨단과학문명의 필요성이야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오로지 편리한 생활만을 위해 너무 많은 자원들을 일찍 고갈시키게 된다면, 우리는 어쩌면 우주 문명인이 되기도 전에 우주의 유인원으로 종(種)의 진화를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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