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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생활칼럼] 신선을 타락 시키고 싶다 - 경북신문
여인의 날씬한 다리는 동성同性의 눈길도 사로잡는다. 젊은 여인의 군살 없는 쪽 곧은 다리를 볼 때마다 싱그러운 느낌이다. 한편 이런 육체미를 지닌 여인이 부럽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여도 여인은 얼굴만 예쁘면 몸매 따윈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예전과 달리 현대는 영상매체 및 서구 문명 영향 탓인지 여성들의 미모에 대한 관점이 서구적 미인상으로 뒤바뀌었다.  그 당시엔 다소 살집이 있는 여인을 선호했다. 필자 또한 젊은 날엔 얼굴이 복스러워 주위로부터 맏며느리 감으로선 최고라는 칭송까지 받았다. 유독 얼굴이 통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말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맏며느리 감` 이라고 칭찬 했다가는 반감 살 일이다. 그만큼 불어난 살은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세태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무능하여 자기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 취급하잖은가. 이런 시각은 자칫 사회적 병폐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폐단이 되기도 한다. 능력은 하느님만 아는가. 능력보다 외모를 우선시 한다. 이에 부응해서인지 얼굴 성형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이젠 식은 죽 먹기로 한다. 이는 아마도 뛰어난 미모는 만인의 추천장보다 낫다는 사회적 인식이 불러온 현상인 듯 하다.  어디 이 뿐이랴. 심지어 체중 감량을 위하여 밥을 굶다가 거식증에 걸리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젊은 여성들은 무리한 체중 조절로 일찍 폐경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엔 무엇보다 세 끼 정량 식사와 운동, 그리고 인내심이 요구 된다는 생각이다.  필자 역시 이런 방법으로 2개월 여 만에 체중을 8키로그램이나 감량한 적 있다. 다이어트야 말로 어지간한 인내심 없인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집안에서 칩거 하다 보니 다시 요요현상이 일어났다. 이 탓인지 체중 감량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는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보다 실은 건강을 위해서다.   또 다른 욕심을 부린다면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를 처녀 때 말고는 입을 기회가 없었다. 날씬한 몸매로써 단 며칠만이라도 무릎 위로 올라오는 짧은 길이의 치마를 입고 싶다면 주책일까?  이 희망 사항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소 저돌적이다. 한편으론 `나이를 굳이 의식해야 할까?` 라는 생각도 은연중 든다. `날씬한 다리` 운운하려니 볕 좋은 가을 어느 날 친구랑 한강을 지나치다가 들은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광나루 쯤 이르자 그녀가 이곳 어느 여울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녀 말에 의하면 10년 입산수도 끝에 하늘을 날게 될 신선이 이곳에서 빨래하는 여인의 미끈하고 허연 다리를 내려다 본 후 그만 반하고 말았단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도修道가 공염불이 되어 떨어져 죽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여울이 근방에 있다고 했다.   그녀 말을 듣노라니, 예로부터 우린 여인의 신체 중 다리를 노출 시키는 일을 금물로 여긴 이유를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하긴 어느 글에 의하면 영국에서조차도 `다리`란 말을 입에 올리는 일조차 음탕하다고 기피 했단다. 하물며 그랜드 피아노의 다리마저도 연주회 때 노출 시켜서는 안 된다며 옷을 만들어 입힐 정도였다고 한다. 이로보아 가히 그 시대 영국 사회 정서에 짐작이 간다.  심지어는 에드워드 4세 치하 때는 웃옷 길이가 허벅지를 가리지 않으면 20실링의 벌금을 물리게 하여 다리 노출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취했단다. 이토록 인체의 `다리`엔 날선 반응을 보였던 영국이다. 하지만 훗날 미니스커트가 그곳에서 유래 됐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이젠 나이 탓에 체면상 미니스커트는 못 입을망정 신선神仙이 잠시 훔훔한 표정으로 바라볼 정도의 날씬한 다리를 만들고 싶다면 과욕일까? 이 소망쯤은 그다지 허황하거나 도가 지나칠 일은 아닐 법하여 날마다 운동에 집중하곤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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