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무덤에 꽃나무를 심는 날정말 영혼이 있을까?팔순 노인의 아버지가 묻는다잔디에 앉아영혼이 있으니까 여기 와서 꽃을 심죠영혼이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환갑의 누나가 이야기 한다엄마, 봤어? 우리 꽃나무 심은 거?무덤이 있는 언덕을 내려오며웃으며 이야기 하는 아버지엄마 나 인제 간다영혼이 있으면 다시 만나겠지잘 있어 엄마! -김성규,`영혼이 있을까` 영혼이 있을까? 신은 있을까? 하느님은? 천당과? 지옥은?… 삶은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가득차 있고 우주는 경이롭고 신비로운 것.　 시는 어쩌면 삶에 대한, 죽음에 대한, 알 수 없는 오늘과 내일의 삶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다.삶에 대한 정답은 없고 또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시 속의 화자인 시인이 어느 날, 아버지, 누님과 함께 할머니 무덤을 찾는다. 시의 초점은 "영혼은 있을까?"이다. 팔순이 된 아버지도 잘 모르고 나도 모르는데, 누님은 "영혼은 있다"고 한다. 　 영혼이 있으니까 영혼을 위해 꽃도 심고, 나의 영혼이 할머님 영혼을 만나러 묘소에 온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누님은 유신론자 편이다.　 시는 무슨 거창한 것, 철학적인 내용을 얘기 하는 것이 아니다.시는 어쩌면 자기 안에 있는 아주 소소한 작은 깨달음을, 작은 불빛을 찾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는 결국 내 자신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내어 형상화 하는 것이다. 문제는 결국 내 자신 안에 있다. 그것을 시인은 찾아내어 노래해야 한다.　 시인은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아야 한다. 좋은 시는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이 있다. 좋은 시는 깨달음을 주고 미세한 울림까지 준다.　 시가 많은 것을 이야기 할 순 없지만, 사람들에게 조그만 즐거움을 주고 희망을 준다면,시는 우리에게 어떤 구원이 된다. 가을이 깊었다. 오후에는 쪽샘 지구 신라 고분들 구경이나 가야겠다. 삶의 조용한 여백이나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