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러시아의 국민적 낭만주의 시인 알렉산드 푸시킨은 리얼리즘(현실주의) 문학의 확립자로 37세에 요절한 불운의 문학인이다. 그는 모스크바의 명문귀족의 장남 출신이다.　 청년시절 당시 수도였던 샹뜨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자유주의 기풍, 국민적 교양과 미래의 사상 형성에 커다란 기반을 다진 러시아 대표적 작가다. 작품의 대다수 농노제하(노예와 자작농 제도)의 러시아 현실을 정확히 그려 낼 것을 지향했다. 　 러시아 문학의 모든 작가들은 `푸시킨에서 비롯되었다`는 칭송을 받은 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문호였다. 푸시킨의 시의 세계는 러시아 문학 사상 최초의 리얼리즘의 달성을 대부분 보여주는 내용들 이었다. 　 첫 시집 `친구인 시인에게`를 출간하여 시인의 자질을 높이 쌓았다. 러시아의 최고 미인 나탈랴와 결혼한 후 한창 시인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 무렵 문제작 `농촌`이란 제목의 시가 자유를 사랑하는 내용의 시로 인정된 것이 화근이 되어 남부 러시아로 유배되었다.　 시(詩)의 내용이 러시아 문학 사상 최초의 리얼리즘의 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다. 20대 7년간 귀양살이에서 느낀 고독하고 우울한 격리의 생활에 도리어 시인 푸시킨은 높은 이상과 예술적 성장을 가져다 주었다. 　 문학적 미학이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역사적 운명과 민중의 생활에 깊은 통찰의 기회를 준 것이라 극찬한다. 26세 푸시킨은 이웃에 살던 15세 귀족소녀의 앨범(시화첩)에 불후의 시를 써 주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 라도/슬퍼하거나 노여워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모든 것이 순간이고 모든 것이 지나가리니/ 지나간 모든 것은 아름다우리."　 산전수전 다 겪은 아저씨 푸시킨은 연하디 연한 삶의 꽃봉오리에 인생조언을 해준 셈이다. 머지않아 밀어닥칠 거친 비바람은 상상 못한 채 마냥 밝고 행복하기만 한 어린 소녀가 사랑스럽고도 안쓰러웠을 법 하다. 　 앞 부분을 잘라 읽으면 희망가이지만, 끝까지 읽으면 절망가같기도 하다. "현재는 괴로운 법"이라는 인생 고해의 직설 때문이다. 오늘을 견디며 꿈꿔 온 그 미래도 막상 현재의 위치에 오면 꿈과 달리 괴로울 수도 있다. 삶이 나를 속였다는 배신감은 거기서 온다. 　 그런데도 시인은 `다 지나간다`는 덧없음의 치유력에 기대어 현재를 견뎌낸다. 과거가 된 아픔과 화해했다고. 노문학 김진영 교수의 인생사 풀이다. 지나간 것이라고 어찌 모두가 아름답겠는가 철없는 지난날의 회한이 "혼탁한 숙취처럼 괴롭다"고 시인 자신도 말한 바 있다. 　 지나간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삶이고 삶 자체가 소중해서다.　 푸시킨은 어떤 역경이 닥쳤을 때도, 그는 다시 시를 쓰면서 자신이 마음을 위로했다. "그러나 죽고 싶지 않다/살고싶다/생각하고 고통받고자./슬픔과 걱정과 불안 한 가운데/내게도 기쁨이 있으리니."　 그는 삶을 사랑했다. 예전엔 푸시킨 시가 너무 평범하고, 산문적인 것이라 평범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만큼 살다보니 그의 시가 마음에 요동친다. 인간 모두가 어린 삶 앞에서 서면 지난 세월이 그리워지고 삶이 꺾일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인생 - 지금의 고달픔은 과거의 역경과는 다르다. 예전엔 미래를 향해 달리느라 괴로웠는데 요즘 청년들은 `미래가 없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미래를 향한 마음이 없으면 현재를 이겨 낼 도리가 없다. 오늘이 절망감은 물리적 실존 너머로 뻗혀있다. 그래서 푸시킨 시를 다시 읽는다. 현실이 차단해버린 희망의 불씨를 시(노래)로 되살리면서 낙심한 서로를 위로한다. 그렇게 치유없는 시대를 문학으로 치유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노벨상에 문학상이 있다. 누구나 살기에 삭막한 세상. 인생의 보람을 어디에서 찾을 것 이며 보람은 한 일에 대한 좋은 결과와 효력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물의 깊은 뜻을 맛보지 않은 인생은 살 보람이 없다고 했다.　 인생, 가장 큰 즐거움은 `너는 할 수 없다`고 세인들이 말하는 것을 행(작정한 대로)하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