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종교계와 잇단 만남을 갖고 있는 가운데 그 방식이 지난 이명박정부 때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인 지난달 19일과 25일 각각 기독교와 불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앞서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 위협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던 지난 3월 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등 7대 종단의 종교지도자를 한꺼번에 초청해 오찬을 가진 적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이 각 교계별로 별도 만남을 가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는 지난 이명박정부 때는 없던 일이다. 즉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북한 핵실험 및 천안함 사태 등으로 종교계의 조언이 필요할 때마다 각 교계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대부분 7대 종단을 모두 초청해 함께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비록 이 전 대통령이 기독교나 불교계 지도자를 이따금씩 청와대로 초청한 사례가 있기는 했지만, 각각 그 시기를 달리한 일회적인 만남이었을 뿐 계획적으로 교계별로 돌아가면서 만남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경우 이달 들어 기독교와 불교계 지도자들을 차례로 만난 데 이어 천주교와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는 등 각 종교별로 구체적 일정을 갖고 의견을 듣는 점이 다소 다른 측면이다. 아직 별도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천주교의 경우 당초 다른 종교들과 비슷한 시기에 만남을 가지려 했지만, 지도자들의 편의 등을 감안해 오는 10월 있을 주교회의에 때를 맞춰 청와대로 초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계 리더들과의 만남은 각 종교별로 정치현안에 대한 목소리가 다르고 각 종파의 목소리를 주도해나가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정부에서 문제가 된 4대강 사업의 경우에도 각 종교계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종교계에서도 이처럼 별도의 만남을 갖는 데 긍정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 정부에서는 특정 종교계와만 수시로 비공개 만남을 가지면서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정부 들어서는 종파별로 고르게 배려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각 종교별로 직접 대통령과 대면하는 데 대해 반응이 더 좋은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