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29일 차남 전재용씨가 설립 후 한때 소유했던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웨어밸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서초구에 위치한 웨어밸리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웨어밸리 인수 관련 주식양도양수계약서, 각종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웨어밸리의 설립자금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관있는 것으로 보고 자금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밸리는 재용씨가 2001년 1월31일 설립한 회사로 지금은 재용씨의 두 자녀가 각각 7%의 지분을 보유해 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 웨어밸리는 재용씨가 설립한 회사지만 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주로 관리해왔다. 재용씨의 동갑내기 친구인 류창희씨는 2003년 8월 회사를 인수해 두 달간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 명인 손삼수씨가 2003년 10월 회사를 인수해 대표이사로 올라 있다. 류씨와 그의 가족들은 재용씨의 사업마다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비자금 관련 핵심관계자로 지목돼 왔다. 검찰이 지난 20일 류씨의 서울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류씨는 재용씨가 현재 대표로 있는 비엘에셋의 이사를 맡는 등 사업파트너로 잘 알려져 있다. 류씨의 아버지는 2001~2006년 비엘에셋 대표를 역임했고 재용씨의 부동산 매입에 명의를 빌려준 사실이 2004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류씨의 친누나도 재용씨가 대표였던 의료기기회사 뮤앤바이오 이사로 활동했다. 손씨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전 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청와대 재무관을 지냈으며 장모, 친형, 형수, 친형의 장모, 외가 친척 등을 동원해 가·차명으로 비자금을 관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현재 웨어밸리 전체 주식의 49.53%인 148만5750주를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웨어밸리의 설립 자금에 비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의심하는 한편, 실제 소유주체도 재용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재용씨의 자녀가 웨어밸리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서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증여받은 돈으로 회사를 설립한 후 2002년 말 증자를 실시한 점 등을 근거로 회사 설립·운용 과정에 비자금 유입을 의심하고 있다. 류씨가 2004년 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 당시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증여받은 무기명 채권 매각 대금 15억∼17억원을 웨어밸리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점도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류씨와 손씨 등 회사 관계자들을 잇따라 불러 회사 설립 자금으로 비자금이 유입됐는지 여부와 실소유주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