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며 2013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브라질은 1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차베스 프레드(플루미넨세FC·2골)와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1골)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브라질은 지난 2005년과 2009년에 이어 컨페더레이션스컵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총 4회(1997·2005·208·2013년) 우승을 기록하며 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조별리그(3경기)와 토너먼트(2경기)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14골·3실점의 성적표를 거둬들인 브라질은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다가올 2014브라질월드컵 우승 전망을 밝혔다. 스페인의 유일한 대항마 다운 면모도 과시했다. 지난 1999년 11월13일 평가전(0-0 무승부) 이후 14년 만에 스페인과 맞붙은 브라질은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며 상대 전적을 4승2무2패로 벌렸다. 이날 3-0 승리는 지난 1950년 브라질월드컵 최종 라운드 6-1 대승 이후 스페인을 상대로 거둔 역대 두 번째 최다 점수 차 승리다. 결승전에서 2골을 더한 프레드는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와 함께 대회 개인 득점 공동 1위(5골)에 올랐다. 네이마르 역시 4경기(각 1골씩)에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절정의 골감각을 선보였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에 0-1로 진 이후 공식대회 29경기 무패 행진(24승5무)을 이어오던 스페인은 이날 브라질에 덜미를 잡혀 30번째 경기 만에 패배를 맛봤다. 유로2008·2010남아공월드컵·유로2012에서 연달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던 스페인은 컨페더레이션스컵 정복에 실패해 축구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의 꿈을 접게 됐다. 준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은 이 대회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2009년 대회에서 달성한 3위였다. 하지만 올해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4강전에서 이탈리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펼친 스페인은 브라질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맥을 못 췄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전반 1분 헐크(FC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프레드가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발을 갖다 대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골을 향한 프레드의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브라질 선수들의 놀라운 활동량에 스페인은 당황했다.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주고받는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모습을 감췄고 브라질에 수 차례 공을 빼앗겼다. 거친 파울을 거듭하며 힘겹게 브라질을 막던 스페인도 날카로운 역습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전반 40분 후안 마타(첼시)가 찔러준 패스를 페드로 로드리게스(바르셀로나)가 잡아 골대 구석을 향해 땅볼슛을 때렸다. 공이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퀸즈파크레인저스)를 스쳐 골문 안으로 향하던 찰나 재빠르게 커버에 나선 다비드 루이스(첼시)가 공을 골라인 바깥으로 차 내 가까스로 실점을 막았다. 위기 직후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43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무너뜨리는 오스카(첼시)의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골키퍼도 꼼짝 할 수 없을 만큼 묵직한 슛이었다. 브라질은 추격 의지를 불태우며 후반전에 나선 스페인의 기세를 경기 재개와 동시에 다시 한 번 꺾었다. 후반 2분 첫 번째 골의 주인공인 프레드가 헐크의 전진패스를 받아 깔끔한 오른발슛으로 사실상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스페인은 잇따른 악재에 스스로 무너졌다. 후반 8분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의 파울로 페널티킥 기회를 얻은 스페인은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가 키커로 나서 회심의 슛을 날려봤지만 공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스페인은 후반 22분 네이마르의 드리블 돌파를 막던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가 거친 태클로 퇴장까지 당하며 모든 의욕을 상실했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한 브라질이 3-0으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