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5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국정감사 폐지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 "국회의 행정부 견제기능을 무시하고 행정부에 예속시키자는 것으로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국정감사를 폐지하고 상시국회를 하자는 것과 관련해 4선 국회의원이자 여당의 원내대표가 맞는지 귀를 의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시국회와 국정감사가 모순되는 제도인가"라고 반문하며 "상임위원회는 지금도 언제나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비판하더니 이제는 급기야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정감사 제도를 국회 스스로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다니 어이가 없다. 헌법 공부를 더 하셔야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는 정부조직 개편과 인사청문회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며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충분한 여론수렴과 협의도 없어 현 정부와 새 정부의 갈등마저 일어나고 있음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도덕성, 국가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 그러한 사람을 추천한 시스템을 탓해야지 (인사청문회) 제도를 탓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시급한 일임은 알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올바른 도덕성과 국가관을 갖춘 인물이 인선되기를 야당도, 국민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손을 잡고 협상의 정치를 하자고 했는데 그 동안 대화에 응하지 않고 협상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새누리당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떠한 협상의 노력도 없이 또 다시 야당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마무리 한 것은 이 대표의 진의를 의심케 하고 야당과 국민을 힘 빠지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원내대표가 인사청문회가 공직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이 목표가 되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이동흡, 김용준 두 후보자의 문제가 불거진 시점에서 이런 발언을 하신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의 재벌, 대기업의 책무에 대해 언급했다. 세계 경제력 수준에 맞게 대기업이 변화와 개혁에 솔선수범하라는 것"이라며 "이 원내대표는 스스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쌍용차 국정조사 거부에 대한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원내대표 연설에는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는 경제위기만을 강조하며 국민과 야당의 협조만을 이야기했지 국민이 겪는 고통과 위기를 야기한 새누리당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원내공동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쌍용차, 한진중공업, 현대차 등 전국 곳곳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손배가압류, 비정규직 차별 등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에서도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한 바 있지만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이번 연설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장과 국무총리 인사 실패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과와 반성도 하지 않았다"며 "사전 비판보다 사후 평가하면 된다는 궤변까지 늘어놓으며 제도를 탓하는 모양새는 마치 도둑이 매를 드는 형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