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초선의원들이 8일 박기춘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장 추천 권한을 존중하기로 함에 따라 비대위원장 선거는 경선 대신 추대 형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들과 박 원내대표의 미니의총에 참석한 이언주 원내대변인(초선)은 의총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논의 내용을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초선의원들은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존중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누가 선출되든 신임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냉정하고 객관적인 대선평가를 위해 평가 과정에 대해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선결과에 대해서는 캠프에서 직책을 맡았던 이들은 어쨌든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더 나아가 열심히 선거에 임했든 임하지 않았든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은 모든 의원들에게 있기 때문에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이같은 합의결과에 따르면 이인영 의원을 포함한 초·재선 의원 11명이 추대하기로 한 박영선 의원은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실제 박 의원에 대한 반대론도 일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변인은 "일부 그런 말씀을 하신 분도 계시다"라면서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고) 예를들어 선대위원장 책임론, 이런 것을 지적하시면서 그렇게(박 의원은 안 된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의 추천권을 존중하기로 한 과정에 대해 "회의 시작 초기에는 `의견이 안 맞으면 경선도 불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논의가 진행되면서는 결국 박 원내대표의 추천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여기서 또 경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박 원내대표의 추천권을 존중해주기에 앞서 (의총에서는) 비대위원장의 선출방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며 "교황선출방식으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자는 의견도 그 중 하나였다"라고 소개했다. 쟁점 중 하나였던 비대위의 성격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원내대변인은 "현재 상황은 누가 비대위를 맡더라도 혁신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혁신형 비대위로 가는 데 의견을 모아졌음을 밝혔다. 전대 준비만 하는 관리형으로 가느냐, 아니면 전대 준비와 더불어 당 혁신 작업까지 함께하는 혁신형 비대위로 가느냐를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혁신형으로 가는 데 뜻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대선평가와 관련해서 이 원내대변인은 "대선평가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평가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라며 "다만 중간에 대선에 관여하셨던 분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들을 복기하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의견도 제시됐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원들의 허탈감과 실망·좌절이 매우 크므로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당을 결속하고 당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됐다. 이들은 "(시간을 끌다보면) 당의 존립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이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른바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는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산토끼는 그때 그때 사안이나 상황에 따라 (지지가)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중요한 것은 고정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 것이다"라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종국에는 `고정 지지층의 결속과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로 의견이 모였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에 대한 추천권을 위임받고 난 뒤 초선의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미니의총에서는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어떻게 선출할 지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당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당을 내실있게 운영해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자"는 취지의 의견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초선 의원들과의 미니의총에 이어 오후 3시부터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재선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는 9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