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감사관실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정·시행에 따라 지난해 직원 12명을 증원까지 했으나, 최근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원구 의원(달서구, 행정자치위원장)은 최근 대구테크노파크의 센터장이 직원 연수수당을 부풀려 1억2천만원을 빼돌려 지식경제부의 감사에 적발됐으나, 감사관실은 필요적 감사대상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한 번도 감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 그러다가 수사기관의 비리수사가 발표되고 난 후 대규모 감사반을 구성해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감사를 실시하는 등 뒷북 감사를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대구테크노파크는 올해 대구시로부터 200억원의 예산을 받고 있는 기관이다. 지난 4월에는 엑스코의 팀장 등 간부 4명이 공사대금을 부풀려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횡령해 수사기관에 구속 기소됐는데 이 비리사건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감사관실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결국 외부 수사기관에 의해 비리가 드러나자,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5일까지 엑스코에 대해 처음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대구시 감사관은 엑스코의 당연직 감사 이다. 대구시가 매년 수 십 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대구경북연구원의 경우 지난해 한 연구원이 10월부터 1년 동안 해외연수를 위해 연구지원비 1천만원 받았으나 5개월 만에 귀국했고, 다른 한 연구원은 실제로 해외출장을 간 사실이 없는데도 출장을 다녀 온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출장비만 챙기는 등 각종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올해 6월에도 한 책임 연구원이 낙동강 수질관리계획 용역과 관련해 전문지식도 없는 사람을 연구원으로 고용해 연구비 등 3억5천만원을 횡령해 입건됐는데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감사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되고 난 후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처음으로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대규모 감사를 실시하는 등 늑장 대응하고 있다. 올 해 대구시가 대구경북연구원에 지원하는 예산은 32억원이다. 이렇게 막대한 대구시의 예산이 지원되는 출자·출연기관의 비리가 잇따라 터지자, 지난 6월 12일 대구시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출자·출연기관의 비리근절 대책을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했지만, 강도 높은 대책이라기보다는 청렴결의대회 등 구호성 행사에 그쳐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원구 의원(달서구, 행정자치위원회)은 지역 대부분의 출자·출연기관은 선택적 감사대상기관으로 감사에 대한 직무상 책임을 가지며, 감사관의 과다한 업무량과 인력 부족으로 출자?출연기관에 대해서 제대로 감사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변명을 지적하고, 현재의 감사체계가 유지되면 비리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감사관실이 일상감사와 계약심사로 92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자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조속히 대구시의 주요 출자·출연기관에 자체 감사를 선임하여 일상적으로 감사를 하도록 해야 비리를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만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