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27, 한국마사회)이 4년 전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었다. 김재범은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 사상 두 번째 `그랜드 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했다. 김재범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에 위치한 올림픽 유도경기장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81kg 이하급 결승전에서 올레 비숍(32, 독일)에 유효 2개를 얻어 우세승을 거뒀다. 설욕전이었다. 그만큼 동기부여도 강했다. 비숍은 4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 유도 남자 81kg 이하급 결승전에서 김재범에게 통한의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었다. 당시 김재범은 독일오픈과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상승세였다. 하지만 비숍에게 당한 패배로 아쉬움이 컸다. 다음해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도 3위에 그쳤다. 하지만 김재범은 좌절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김재범은 2010년부터 상승세에 접어 들었다.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계속해 거머쥐었고, 세계유도선수권대회 1위 타이틀도 되찾아 왔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은 당연했다. 2011년은 굳히기에 들어갔다. 파리 그랜드 슬램과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연거푸 제패한 것. 모든 것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한을 풀겠다는 결심에서였다. 경기력은 절정이었다. 본 대회인 런던 올림픽에서 김재범의 활약도 당연했다. 결승전에 들어선 김재범의 얼굴에는 여유가 있었다. 비숍이 올림픽 디펜딩챔피언이었지만 4년 전의 일이었다. 김재범은 현 세계챔피언이었다. 비숍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김재범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을 퍼부으며 잇달아 유효 기술을 성공시켰다. 김재범의 경기 운영에 말린 비숍은 지도까지 받을 정도였다. 4년 전과는 천지차이였다. 결국 김재범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김재범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이원희(31, 용인대 교수)에 이은 한국 유도 사상 2번째 그랜드 슬램. 김재범으로서는 올림픽에서의 금메달로 4년 동안 맺혀 있던 응어리를 풀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