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의회가 15일 의장과 부의장을 동시에 불신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문경시의회는 이날 오후 전체 의원 10명 중 6명의 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151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를 열어 탁대학 의원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한 가운데, 고오환 의장과 박성도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해 표결에 붙인 결과, 전원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이응천 의원은 이날 의장 불신임안에 대한 제안 설명에서 `이념과 사상이 다르면 이북으로 가서 살아야 한다`는 등의 해괴한 발언과 동료의원에 대한 각종 음해와 험담, 찻사발 축제 당시 다기 등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점 등의 사례를 들었다. 노진식 의원은 박성도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제안 설명에서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제출돼 의장이 제척되는 만큼 당연히 부의장이 사회를 진행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해 의회를 파행으로 몰아간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회는 이후 표결을 위한 기표소 설치 등을 위해 잠시 정회했다가 속개를 선언한 뒤 취재진 등 방청객들을 모두 퇴장시키고 비밀투표 끝에 전원 찬성으로 의장과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당초 제5차 본회의 속개에 따른 진행 시나리오 작성 등을 거부했던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불신임안 표결이 진행되기 전에야 기표소를 설치하는 등 미온적인 업무 처리로 일관했다. 시의회는 이에 따라 이들 사무국 직원들에 대해 의사 진행 방해 등의 혐의로 징계를 상정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할 방침이다. 불신임안을 제출한 이 의원 등은 "고 의장이 시의원들간 불신을 조장하는 등 시의회 기능을 마비시켰다"면서 "시의원 윤리강령과 실천규범에 근거해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 등은 "지난달 문경읍에서 벌어진 문경새재 영상단지 찬성 집회때 고 의장이 반대 의원들을 겨냥해 `이념이 틀리고 사상이 틀리면 이북에 살더라도 가세요`라고 발언하면서 동료의원들을 비난했다"고 주장하면서 녹취록을 공개했다. 또 고 의장이 세계정구선수권대회 예산안 처리때 원안처리가 안돼 몇일간 의회를 공전시켰으며, 관용차를 개인용무로 사용하고 찻사발축제 때 집행부에서 다기세트 등 100여점의 물품을 받아 청렴의무를 어겼다는 등의 불신임 이유를 밝혔다. 한편, 시의회는 16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속개해 전반기 남은 임기 동안의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서동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