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의료장비 판매를 조건으로 의료기관에 시설 공사비를 지원하거나 임플란트 등 의료자재의 패키지 구입과 연계해 해외여행 등의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기기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메디슨, 신흥, 오스템임플란트 등 699개 사업자가 소속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의료기기 업계의 음성적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자율규제하기 위해 규약을 제정,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했다. 규약은 의료기관에 대한 금품 제공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키로 했다. 다만 정상적인 상거래 관행상 허용되는 금품 제공행위에 대해서는 행위별 준수원칙을 구체화했다. 사업자는 협회가 선정하는 기부대상에 대해 기부가 가능하고, 의료기관의 학술대회 참가경비 지원은 사업자가 지원금을 협회에 기탁하면 협회가 이를 학술대회 주관 학회나 연구기관 등에 직접 지급키로 했다. 또 사업자는 자신의 금품 제공행위를 협회에 사전신고하거나 사후에 통보해야 하며, 협회는 5년간 관련 자료를 의무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아울러 견본품을 시연용과 평가용으로 구분해 시연용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도록 했고, 평가용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대금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해 견본품을 통한 경제적 이익 획득을 차단키로 했다. 이밖에 의료기기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교육·훈련과 시술·진단 등 전문가의 강연·자문이 포함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고, 협회 내 규약심의위원회에 내외부 인사를 같은 수로 구성해 자율감시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이번 규약은 의사, 치과의사 등 보건의료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의약품 규약과는 달리 간호사 등 의료기기 사용자가 포함될 수 있도록 적용대상도 보건의료인으로 확대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약분야에 이어 임플란트 등 의료기기분야의 부당리베이트에 대한 허용범위 및 판단기준이 마련됐다"며 "이번 규약은 협회 회원사뿐 아니라 의료기기업계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규약의 허용범위를 넘는 경제적 이익 제공행위가 발견되거나 사업자자율심의 관련 절차를 위반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