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2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선진국과 신흥국간 의견조율을 위한 ‘가교’ 역할을 부탁받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IMF·세계은행(WB) 합동 연차총회를 마치고 이날 미국 워싱턴을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면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IMF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역내 국가와의 협의 과정에서 필요시 중재를 요청했다”며 “선진국과 신흥국, IMF와 아시아 역내 국가 사이의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장관은 IMF의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아시아 역내 금융안전망의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역내 일부 국가의 경우 IMF 구제금융의 경우 낙인효과를 갖는다는 이유를 들어 두 안전망의 연계 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재정부의 설명이다. 박 장관은 또 무디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사와 비공식 면담 결과에 대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전반적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 튼튼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무디스의 바트 우스터벨트 신용등급 총괄 대표, 탐 바이렌 한국담당 수석부대표가 “우리의 재정건전성을 높게 평가하고 대외 부채와 공기업 부채 리스크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 평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디스가 가계부채 리스크와 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에 대해 일부 우려를 나타냈지만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 ‘관리대상수지 운영’ 등 제도적인 노력을 통해 리스크를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해 수긍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S&P의 킴 응 탄 한국담당수석과의 면담의 경우 “S&P 측에 왜 한국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와 같은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결과 ‘북한 리스크’를 상당히 중시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으로 무디스는 `A1`, S&P는 `A`를 등급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북한 리스크는 어떻게 보면 상당기간 고유의 위험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쉽게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한) 신용등급 평가가 투자자들에 유의미한 시그널을 주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했다”며 “이 문제에 대안으로 북한 리스크를 제외한 신용평가 등급을 내놓고 각주를 통해 이를 포함한 별도의 등급을 부기하는 절충안을 제안,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번 IMF·WB 합동 연차총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공식 데뷔한 소회와 관련 “긴장 되고 엄중한 시기와 맞물려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참석했다”며 “주요국과 양자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통해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풍을 뚫고 이번 위기를 한국 경제가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번 총회기간 IMF, WB 총재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호주 재무장관등과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글로벌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