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협력업체들로부터 납품 단가를 강제로 깎은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에 하청업체 납품가격 인하에 대한 조사를 통보하고 지난 7일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구매총괄본부를 조사한 뒤 관련 서류를 확보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두 차례씩 2000여 개 협력업체와 납품가격을 협상해 통상 2∼8%씩 가격을 깎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납품 단가를 인하했다. 하도급업체들은 납품단가 협상은 형식에 불과하며 현대·기아차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한 뒤 사업상 지위를 이용해 이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3월 동반성장 협약 체결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협약을 통해 정부의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의 첫 단추를 끼운 업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이 같은 협약식이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반성장 협약식은 단순한 포장지"라며 "그 안에서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납품단가 인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납품단가 인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관행은 2006년 이후 개선됐다"며 "현재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06년 소형차 `클릭`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에 대해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16억원 가량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