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상임위원 동반사퇴를 불러온 인권위원회 운영의 문제점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조직장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내부 분란이 일어났다고 비판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회가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한 사람을 상대로 국감을 하고 있는 것이 매우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며 "전직 상임위원과 직원들, 수많은 시민단체들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응하는 위원장의 태도를 보니 수치심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 같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현 위원장은 취임 이후 국가 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국가 인권이 실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유정 의원은 "국민의 여망 속에서 만들어진 인권위가 9년만에 붕괴 위기를 맞았고 그 책임의 중심에 현 위원장이 서있다"며 "자진사퇴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인권위의 현주소가 대한민국의 현주소인데 인권위는 국민의 인권은 안중에 없이 귀를 막고 입을 닫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이 거꾸로 가는 시계처럼 모든 것 후퇴시키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인권위가 백미"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현 위원장이 인권위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내부 분란이 발생했다고 비판하면서 조직 장악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인권위에 정파가 개입되면 안 되는데 그만둔 상임위원들은 모두 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고, 자신들의 주장을 하다가 안 되니까 그만둔 것 아닌가"라며 "왜 자신들이 (인권위에) 들어가면 되고, 여권이 들어가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국가 공권력은 무조건 불법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상정하고 판단을 하니 국가기관이 인권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아닌가"라며 "직원교육도 똑바로 시키라. 굉장히 좌편향적인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은 "내부 분란이나 일으키고 싸움박질이나 하는 것이 인권위인가"라며 "취임 후 1년4개월동안 아직까지 내부정리도 안 됐다는 것 아닌가. 내부분란을 조속히 수습하라"고 질타했다. 손숙미 의원은 "최근 5년간 인권침해 진정 각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523건의 진정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민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인권위가 이런 이유로 조사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