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주장에 대해 "수도이전과 행정부처 이전의 차이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차이점을 강조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선진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 등 국가 모든 기관이 옮겨가는 수도이전과 국무총리가 포함된 일부 행정부처가 옮겨가는 것이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 대통령의 이런 말은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 전혀 공부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전에는 행정부처 이전 반대에 찬성하던 사람이 정치적 입장이 달라지니까 지금은 반대하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며 "내가 반대한 것은 수도이전이지, 일부 행정부처의 이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 행정부처 이전에 대해서 법까지 만들어 놓고 대통령 자신도 공약한 이상 이러한 행정부처 이전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라며 "이것을 정치적 입장이 달라져서 주장을 바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수도이전과 일부 행정부처 이전의 차이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나는 또 이 대통령처럼 표를 얻기 위해서 당시 수도이전에 찬성할 수도 있었다"며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원칙을 지켰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무총리가 옮겨가면 행정권의 분할이나 수도권 분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과 다른 정부 기관이 서울에 남아 있는 한 보좌기관인 국무총리나 일부 행정부처가 옮겨간다고 해서 행정권, 수도권의 분할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수정론에 대해 반박했다. 이 총재는 "예컨대 회사의 본사와 사장이 서울에 있는데 부사장이 부처 일부를 데리고 지방으로 갔다고 해서 회사의 분할이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면서 "가까이에서 간판 총리 노릇을 하는 것보다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실세 총리 노릇을 하라"고 정운찬 총리에게 촉구했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 27일 이 대통령의 `대통령과의 대화`와 관련 "현재 언론 상황이 정부의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도와주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고 있다"면서 "그 내용 중에 극명하게 국론이 분열되고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국정 현안 문제가 있는 이상 야당에게도 충분한 반론의 기회를 주는 것이 대등한 무기의 원칙에 합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