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file_get_contents(http://www.kbsm.net/data/newsText/news/etc/index_view_page_top.json) [function.file-get-contents]: failed to open stream: HTTP request failed! HTTP/1.1 404 Not Found
in /home/kbsm.net/www/default/include_skin02/head_view.inc.php on line 64 [손경호 수요칼럼] 봄을 기다리고 사는 사람들 - 경북신문
우리의 선조들은 예부터 봄 경치가 가장 좋은 `음력 3월`을 `춘 3월 호시절`이란 유행어를 만들만치 유흥이 많은 민족이다. 아울러 4계절로 구분된 기후관계로 날씨가 24절기에 따라 잘 정리된 온대지방으로 사람살기에 아주 적합한 축복받은 나라라 한다.
`이십사절기`는 음력에서 태양의 황도(궤도) 상의 위치에 의해 일년을 스물넷으로 나누었다. 계절의 구분으로 봄은 입춘에서 곡우, 여름은 입하~대서, 가을은 입추~상상, 겨울은 입동~대한까지 6등분된 춘하추동이 분명한 기후를 가진 그야말로 금수강산이다. 특히 봄은 한 해의 네 철 가운데 겨울과 여름사이의 계절로 만물이 소생하는 때이고 인생의 한창 때를 비유하여 희망찬 앞날을 상징하는 철을 두고 하는 말에 많이 쓰인다.
국민들 대다수가 봄을 기다리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을 모두가 만끽한다. 그래서 사람의 이름과 지명 그리고 간판에도 봄(春)이란 글자를 많이 쓴다. 세상이 열린다는 입춘대길을 시작으로 청춘이니, 춘심 그리고 춘천, 춘양, 사람이름으로 춘길, 춘우, 춘삼이라 하면서 봄의 뜻이 담긴 상호로 연래춘이란 음식점도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춘하추동 4계절 이외에 지구의 계절에서는 온대지역, 열대지역 그리고 한대지역으로 구분이 된다. 온대 기후는 4철의 구별이 뚜렷하고, 여름은 열대·아열대와 비슷하며 겨울은 아한대 기후와 비슷하다. 열대기후는 연중기온이 높고, 비가 많으며, 기온의 일교차가 연교차보다 크고, 온대와같은 뚜렷한 계절변화가 없다. 그리고 한대기후는 기후형에서 일년의 평균기온이 빙점 이하이며 추운 계절이 긴 곳이다. 특히 열대지역은 건계와 우계가 있고, 한대지역은 사철 기온이 10도 이하인 지역으로 열대는 기온이 20도 이상의 지역이다.
봄이 시작된다는 3월은 모든 국민들이 선호하는 빛깔있고 소리가 있다. 프리즘처럼 가지각색 아름다운 광채가 발산하는 천연색 계절이다. 우울한 회색의 혁명으로 삼원색을 위시하여 색채의 향연이다. 또한 침묵 속에서 움트는 소리가 있다. 얼음이 풀리는 강물소리, 햇살처럼 번져가는 생명의 소리가 있다. 지층을 뚫고 분출하는 3월의 소리는 죽은 나뭇가지에 꽃잎을 피우고 망각의 대지에 기억을 소생케 한다.
괴테의 `3월`이란 시에, 복숭아 꽃 필 무렵/봄은 몸 가까이 다가서고/봄은 아직 이른 3월/어디선가 들리는 봄의 속삭임/햇볕이 먼저 알고 앞서 나간다.
봄의 진정한 기쁨은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사오월보단 3월에 있는 것 같다. 아직 피지 않은 수양버들과 밤하늘 희미한 별에서 느끼는 봄. 이슬비 맞으며 들길에서 느끼는 봄. 두터운 흙을 떠밀고 애처롭게 보는 봄. 이런 것들이 진정 더 청신한 봄의 감각이리라. 많은 시인들이 느끼는 봄은 모두가 느끼는 `시의 계절`이라 한다. 그래서 봄의 느낌은 자연이나 인생이 같다고 한다.
봄은 어디서나 아름답다. 봄은 탄생의 계절이요, 성장의 계절 그리고 생명이 약동하고 재생하는 신비의 계절, 부활의 계절이라 한다. 봄이란 말의 어감도 여성적이다. 봄비, 봄나물, 봄바람, 봄나들이, 봄처녀, 봄놀이 등 `봄`이 붙는 말엔 봄의 향기와 더불어 새롭고 신선한 맛이 풍긴다. 신비로운 매력을 머금고 있는 말이다.
어떤 문인은 봄은 혼돈과 깨어남, 감미와 비애에 도취된 계절이라 절규한다. 시인 하이네는 그의 일기장에 짧은 글을 남겼다. "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봄은 사랑의 계절인 것을"
중국의 어느 시인은, 봄바람에 버들 빛은/푸른 비단 같은데/태양은 복숭아 나무에서 익는다/따스한 연못 물도 향기로운 동그라미/그 속으로 오가며 노는 물고기.
한국 시(詩)문간에 밤하늘 반짝이는 기라성같은 한송(寒松) 김명숙 시인의 습작노트에 발표된 감격스런 시가 있다. 깊고 다감한 `봄마중`이란 애송시에 애절한 여운이 담긴 짜릿한 감명이 크게 돋보인다. 차가운 이른 봄 초저녁 하늘에/하얀 달이 떴다./어떤 그리움이 그리 깊어/저토록 창백한 얼굴로/하염없는 마중을 하고 있을까/이제 밤은 깊어가고/ 달을 찾지 못하는 상념에/저렇게 붉게 물들고 있다.
계절을 잊고 사는 시인의 깊은 사념이 봄을 기다리는 애타는 심정으로 문학적 기교와 간결한 순수성 시작(詩作)에 순백한 감동을 느낀 격조높은 시감(시적 감흥)으로 짙은 찬사를 보낸다. 한송 김명숙 시인은 한국 문단의 유망주 문인이다.
이처럼 봄은 기다림 속에 흩어지는 계절로 남몰래 숨기는 애환의 계절인 것 같다. 그런데 세계인들이 말하는 한국 사람들의 국민성에 특이함을 느낀다고 한다.
성급한 습성을 닮은 탓인지 자연의 순리에 반대 현상이 지적된 것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는 사실`이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 개나리, 매화, 목련, 살구, 복사꽃 등 부지기수다. 아마도 춘화를 애타게 기다리는 착한 마음씨의 보답인 양 - 천지가 꽃피는 동네, 산골이다. 꽃을 좋아하는 국민성을 달래는 까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