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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언론법 면목없다` 반성 - 경북신문
김형오 국회의장은 2일 여야간 물리적 충돌을 빚고 법리적 판단까지 받았던 언론관계법과 관련, "국회 수장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들에게도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 김 의장은 이날 개회된 본회의에서 언론법과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자 "저를 비롯해 여야 의원, 우리 모두 그 날의 혼란과 혼란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언론법은 지난 8개월동안 정국의 핵심 현안이었다"며 "저는 누구보다 그 과정을 잘 안다. 이 자리에서 일일이 밝히지 않아도 협상과 타협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라고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 여야 의원들의 심의 표결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정상적인 국회를 만드는데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며 "여야 의원은 국회 제도개혁과 국회 운영 선진화 개혁을 이번 회기 내에 마무리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힘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힘으로 하는 구태정치는 이제 청산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회의장에 혼란과 무질서, 폭력이 그냥 방치되는 것은 민주 의회의 수치"라며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것은 민주사회의 기본이기도 하다"며 "품격있는 대화, 수준있는 토론이 흐르는 국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의장이 즉각 사퇴하고 언론법을 전면적으로 재논의하겠다고 선언하는 것만이 국회의 권위를 다시 세우는 길"이라고 김 의장에 책임을 물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헌재가 국회에서 위법성을 바로 잡으라고 결정한 만큼 여야는 언론법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며 "김 의장도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 정치적·법률적인 책임을 다 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2010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가 대독하려하자 의장석 앞에까지 나가 항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해 한 때 소란이 일었다. 김 의장은 시정연설에 앞서 "4명의 의사진행 발언 신청이 들어왔다. 시간을 주도록 하겠다"며 "그러나 시정연설 전 먼저 의사진행 발언을 준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시정연설이) 끝난 뒤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석에서는 즉각 "그런 것이 어디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의장석 앞에까지 나가 "시정연설과 관련된 발언이다. 의사진행 발언을 먼저 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의장이 얘기할 때 좀 들으세요!"라고 제지했고, 정운찬 국무총리 역시 자리에 나와 시정연설을 대독하기 위해 단상에 섰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 등 야당 의원 30여명이 의장석 앞에서 계속 항의했고 정 총리에게도 "대독하면 안 된다", "그냥 들어가시라"고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의사진행을 이렇게 반대하면 안 된다. 의사 진행에 협조하라"며 "이 나라를 위해, 여러분이 민주 의사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누가 진행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리는 "존경하는…"이라며 대독을 강행했고, 의석에서는 "하지마세요!"라고 요청하는 의원들의 요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또 한 의원이 정 총리의 어깨에 손을 대자 의원에 있는 한나라당 의원은 "누가 총리 몸에 손을 대나!"라고 고함을 질렀다. 의석에서는 정 총리의 대독에 반발하거나 의사진행 발언을 먼저 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과 이를 지적하는 여당 의원들의 설전으로 한동안 소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아울러 선진당 의원들은 정 총리가 대독을 계속하자 전원 퇴장하는 등 거세게 항의표시를 했다.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여야간 합의된 사항을 왜 지키느냐"며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으나 결국 소동은 10여분 만에 정리됐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은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정운찬 총리는 약속을 지켜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계속 들고 있었으며, 연설이 끝나자 "정 총리는 용삼참사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본회의에서는 10·28재보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박희태·권성동 의원과 민주당 김영환·이찬열·정범구 의원의 선서와 취임인사, 이귀남 법무부·임태희 노동부·백희영 여성부 신임 장관의 인사말도 있었다. 사진=정운찬 국무총리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201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관련 시정연설을 대독하는 도중 자유선진당,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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