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율기(律己)편 淸心에서 상산록(象山錄, 남송시대 성리학자 상산 육구연(陸九淵)의 저서)을 인용하며 청렴한 관리(廉吏)의 급을 3개로 나누었다.　 최상의 청렴은 봉급 외에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먹고 남은 것이 있더라도 가지고 돌아가지 않으며,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날 한 필의 말 외에 지닌 것 없이 떠나는 것으로 `上古의 염리`이다.　 그 다음은 봉급 외에 명분이 바른 것은 먹고 바르지 않은 것은 먹지 않으며, 남는 것은 집으로 보내는 것으로 `中古의 염리`이다.　 최하로는 이미 규례가 된 것은 명분이 바르지 않더라도 먹되 아직 규례가 되지 않은 것은 자신이 먼저 시작하지 않으며, 세를 더 부과하여 남는 것을 착복하지 않는 것이니 `오늘날의 염리`라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제 더 높은 수준의 청렴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입법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기존의 수뢰금지, 청탁금지 수준을 넘어 공직에서 얻게 된 정보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이러한 상황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신고, 기피 등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높아지는 청렴의 기준은 분명 공직자들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무와 사적 이해가 부딪힐 염려가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매번 살피고, 신고하고, 피해야 한다. 하지만 고민이 늘었다고, 자유가 제약된다고 입만 삐죽 내밀 일은 아니다. 청렴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기관의, 우리나라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렴은 경쟁력이다. 한수원은 2012년경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었다. 원전비리로 알려진 그 사건이다. 오랜 각고의 노력을 통해 한수원은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7년 연속 청렴도 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음에도 한수원에 대한 지역주민과 국민의 무너진 신뢰는 아직도 회복 중이다. 청렴 없이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원전과 한수원은 지속될 수 없다.　 청렴은 세계 원전시장에서도 경쟁력이다. 러시아, 중국과 같은 전통적인 원전 강국이 안보, 국가신뢰의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UAE 원전의 성공으로 우리 원전의 안전성, 기술력, 경제성을 全 세계에 증명하고 있는 지금, 우리 기업과 우리나라의 높은 청렴수준과 신뢰는 결정적인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으로 한수원도 시끌시끌하다. 법률의 취지와 내용을 공유하고, 업무절차에 반영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변화를 맞이하는 진통도 예상된다. 하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청렴은 한수원을 지지하는 기반암이고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청렴은 어쩌면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관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과 개개인이 모두 공적인 업무를 대할 때 생각해 보아야 하는 생활양식이 되었다. 청렴을 지향하는 우리의 작은 생각과 행동이 문화가 되고 우리 사회의 자산이 되어, 안으로는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고, 밖으로는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