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들이 말한다. 뭘 먹고 살 것인지? 그리고 꿈과 희망이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하던 과거에도 사람들은 늘 먹고 살 것을 걱정했고, 현재도 걱정이며 미래 역시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라는 동물의 타고난 숙명이 아닌지 모르겠다. 　 한 때, 어떤 재벌총수가 젊은이들을 향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다지만, 요즘은 세상은 좁고 할 일이 없단다.　 정치인들이 허언(虛言)을 좀 많이 하는 편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중 가장 허황된 공약(空約)이 바로 `일자리 창출`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고용 창출을 위해 기업을 하는 사람은 없고, 노동력이 필요했기에 고용이 창출되었기 때문이다. 　 노동이 사라진 사회는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문제임에도 아직도 고용창출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고용은 창출되는 것이 아니고 발생되는 것이라는 것을 몰라서인가?　 여기서 구약성서를 좀 인용해보자면, 인간은 원래 노동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닌데, 성서(聖書) 속의 하와(Eve)가 계율을 어기고 선악과(善惡果)를 딴 죄 때문에, 젖과 꿀이 흘러넘치던 풍요의 땅 `에덴`에서 쫓겨나 평생 힘겨운 노동으로 먹고 살도록 벌을 받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제야 겨우 신의 저주에서 풀려나 에덴으로의 복귀를 꿈꾸게 된 인류 앞에 또 무슨 문제가 있어 사람들이 이토록 설왕설래하고 있다는 것일까? 그러니까 노동의 필요성이 사라졌으면 노동하지 않고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될 터인데, 굳이 또 다른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생각은 왜 하는가? 그 말이다.　 중세기까지 힘겨운 노동을 천형(天刑)처럼 받아들이며 살던 사람들이, 18세기에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근래 제3차 산업혁명시기까지 육체적 노동 강도를 점점 줄여오면서 물질문명을 만끽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다가 드디어는 노동으로부터 아예 해방될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되었는데, 일자리 창출이라니?　 내가 보기에 인류는 이제 힘겨운 노동 없이도 부(富)의 생산 총량을 줄이지 않은 채 먹고 살 수는 있겠으나 남은 문제는 사회적 합의일 것이다. 즉, 무노동으로 창출된 부를 어떤 방식으로 모두에게 배분할 수 있을까? 　 따라서 청년세대들은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제도 개혁에 앞장서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捷徑)이 아닐는지? 왜냐하면, 기본소득은 아무도 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대자연의 시혜와 인류문명이 만들어낸 쾌거로 자연 발생되는 소득임으로,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존재 자체가 곧 권리이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얘기가 나올 때 마다 등장하는 재원 문제, 그런데 지금까지의 재원은 어디서 나왔으며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이라는 말일까? 　 그러니까 그간 어차피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노동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가치의 총량이 순환되고 분배됨에 의해 우리의 삶이 유지되어 왔다면, 로봇이나 AI가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한다고 해서 인류 자산의 총량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기득 과점구조 불평등만 해소되고 나면 결코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이 문제일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인데, 물론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사람들이 공동체를 만들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모든 제도와 규범은 초기 구성원 일부의 제안이 공동체의 동의를 구해가는 과정으로 진행되기 마련이고, 또 반드시 모든 제도가 다 구성원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