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감포읍에 조성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토사유출 저감시설(세륜·세차시설, 침사지)이 갖춰지지 않아 다량의 흙탕물이 인근마을인 대본1리 바다로 흘러들어갔다는 주장을 두고 마을 주민과 사업 시행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흙탕물이 우수관로를 타고 바다로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원자력연구원은 "흙탕물이 바다에 근접한 것은 맞지만 대량의 토사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반박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지난 10월 18일 실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업장 내부에 적정 수준의 세륜·세차시설, 침사지가 갖춰지지 않아 이달 16일 비가 내리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내부에서 다량의 흙탕물이 발생했다. 이 중 일부는 우수관을 타고 바다로 흘러가기도 했다. 이를 목격한 마을 주민 A씨는 "대본1리 대책위원회에선 이 일이 발생하기 전인 이달 10일 이미 비산먼지망 설치, 건설현장 지역 배수로 설치, 자동 세륜 세차 설비 설치, 침사지 설치, 환경오염 감시요원 파견, 공사 중 발생하는 소음, 진동, 비산먼지, 대기오염 등 환경피해에 대한 대책 제시 등을 요구한 바 있다"며 "현재 공사중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소량의 비에도 흙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흙탕물이 우수관로를 타고 공사 현장 밖으로 흘러나간 것은 맞지만, 대량의 토사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민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또 저감시설과 관련해서는 "세륜·세차시설과 침사지는 이번주 내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업 승인기관인 경북도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미이행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토사 유출 민원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된 바 없지만 민원이 공식적으로 접수돼 환경 기준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면 사업자에게 이행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