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관한 방향성을 담은 두 번째 기본계획의 윤곽이 나왔으나 경주시가 바라고 있는 `타지역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건설`은 요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게다가 2차 계획에서 정부가 원전 부지 내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도록 명문화하면서, 영구처분시설 확보 가능성이 불분명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원전 지역을 고준위사용후핵연료 보관장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산업자원부는 지난 7일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행정 예고했다.이번 2차 계획은 지난 4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특별법 제정 및 전담 조직 신설, 37년 내 영구처분시설 확보 및 시설 유치 지역을 살기좋은 도시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그러나 산업부가 이번 2차 계획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 시설을 마련하기 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원전 부지 내 저장한다`고 명문화하면서 경주시는 영구처리시설 건설 전까지 꼼짝없이 고준위사용후핵연료를 떠안게 됐다.경주시는 그간 "중저준위방사성 폐기물 특별법에 의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경주에 둘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원전 내 핵폐기물 보관을 합법화한 여당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 특별법)에 이어 정부마저 경주시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하도록 밀어붙이는 상황이다.2차 계획을 살펴보면, 37년 가운데 초반 13년은 조사 계획 수립과 부지 확정에 필요한 시간이다. 계획수립과 부적합 지역 우선 배제에 1년, 부지 공모와 주민 의견 확인에 2년, 부지 적합성 기본조사에 5년, 부지 적합성 심층조사에 4년, 주민 의사 확인과 부지 확정 1년 등으로 구성돼 있다.정부는 영구처분시설 부지 확보를 위해 `유치 지역을 살기 좋은 도시로 조성한다`는 입장이지만, 확실한 보상 지원책도 마련되지 않아 입주 예정 부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국내 원전 내에 마련된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은 2031년 영광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포화상태가 될 전망이다. 본부별 예상 포화 시점은 한빛 2031년, 고리 2031년, 한울 2032년, 신월성 2044년, 새울 2066년이다.이와 관련해 경주시 관계자는 "당장 경주시의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며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해 자문기관에 검토도 맡겨야 하고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의 의견도 듣는 등 여러 절차를 거치고 검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