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감포항 주변에는 동해의 풍부한 어자원을 식재료로 해서 요리하는 횟집이나 해산물 식당이 주를 이룬다. 이 마을에서 고깃집을 운영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역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늘 생선만 먹고 살 수 없는 일이고 감포항 주변에도 더러 고깃집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퐁기인삼갈비는 마을 주민들이 가장 아끼는 식당으로 소문이 나 있다. 식당의 이름에 ‘풍기인삼’이라는 말이 들어가 우리나라의 인삼 가운데 가장 품질이 좋기로 이름난 풍기인삼과 관련이 있는가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인삼의 진액으로 고기를 숙성시키거나 양념갈비의 소스에 인삼 성분을 첨가할 것이라는 상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식당은 풍기인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반전이 일어난다. 김승아(55) 사장은 “처음 이 식당을 인수할 때 상호가 풍기인삼갈비였고 주민들을 비롯한 단골손님들이 많아 손님들이 혼동을 할까봐 그 이름을 그대로 썼다”고 말했다. 그 말은 이 식당이 얼마나 수더분하고 가식이 없으며 정감 가는 식당인가를 거꾸로 느끼게 해준다. 풍기인삼갈비가 다른 식당에 비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비결은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이라고 한다. 김 사장은 주민들의 식성을 고스란히 꿰뚫고 있어 일반 식당에서 나오는 밑반찬처럼 천편일률적인 반찬이 아니라 가족의 밥상을 차리는 마음으로 준비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아 가사일을 도맡아서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밥을 짓고 식구를 먹였는데 그 실력이 지금까지 식당을 운영하는데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식당은 상업적인 일반 식당과 달리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평범하지만 영양이 풍부하고 정성이 담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풍기인삼갈비에서 손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은 돼지갈비다. 김 사장은 “우리 식당의 돼지갈비는 국내산 돼지를 사용하지 않고 칠레의 청정지역에서 수입한 돈육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칠레는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돼지 수출국이다. 김 사장은 “돼지갈비를 드시려다가 칠레산이라고 말하면 멈칫하시는데 칠레산 돼지고기는 굉장히 부드럽고 맛이 있다”며 “오히려 국내산 돼지갈비를 사용하면 육질이 퍽퍽해 갈비 특유의 맛을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칠레산 고기는 국내산보다 부드러워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도 잘 드신다고 했다. 김 사장은 또 “칠레산 돼지고기는 국내산보다 품질이 전반적으로 편차가 없고 양질로 공급되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풍기인삼갈비의 음식은 돼지갈비 외에 모두 한우와 한돈을 사용한다. 또 돼지갈비의 양념은 전형적인 가정식 양념을 사용한다. 오랫동안 집안의 가사일을 했던 경험이 축적되고 집에서 해 먹던 그 방식대로 만들어 손님의 입맛을 맞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개업 초기에는 손님이 엄청나게 몰려왔다고 말했다. 그만큼 일반 서민의 입맛을 잘 맞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는 갑자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김 사장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국밥집으로 전업을 했다. 그러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동안 가졌던 식당의 이미지대로 고깃집을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고깃집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해산물 요리가 많은 감포항 주변에서 평범하게 일상처럼 먹을 수 있는 식당이고 맛까지 담보가 되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김승아 사장은 식당일을 혼자서 감당한다. 모든 조리에서부터 손님 응대까지 다른 사람 손을 빌리지 않는다. 김 사장은 “작은 식당에 가족같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 종업원을 쓸 입장도 아니다”라며 “저의 음식을 드시러 오시는 이웃들에게 정성을 다하며 일일이 직접 챙기면서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소 : 경주시 감포읍 감포로 139전화 : 054-775-7018위치 : 감포공설시장에서 오류리 방향 2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