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20년 경주 문화와 함께 성장하면서 100년 이상 가는 경주의 뿌리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창업 5주년을 맞은 이상복 경주빵의 목표다. 5년만에 12곳의 직영점과 13곳의 대리점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이상복 경주빵은 창업 첫해 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1월까지 80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 규모면으로도 10배의 괄목할 성장을 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제빵 기술을 보유한 장인을 찾아 나섰다가 50년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상복(66) 명인을 만났다. 그 후 이상복은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로 정착됐다. 그는 단순하게 빵을 굽는 제빵사가 아니라 자신이 빚는 빵 하나하나에 소비자의 건강을 위한 모든 정성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그것은 그에게 처음 빵 굽는 기술을 가르쳐 준 스승님의 철학이기도 했다. 그의 스승은 경주의 향토기업 황남빵의 창업자 최영화씨다. 이상복 명인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14세 때 고 최영화씨가 경영하던 황남빵에 입사해 제빵업계에 몸을 담은지 50년을 넘겼다. 그는 "처음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면서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34세가 되던 해 황남빵에서 퇴사를 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방황했다. 자신이 가진 빵 굽는 기술을 발휘할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갔지만 정착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금의 이상복 경주빵을 창업한 최대환 회장을 만나 인생의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경주의 대표적인 빵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이 명인은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으로부터 갖가지 제의를 받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거절했다"며 "마케팅의 귀재인 최 회장의 제안을 받고 깊은 신뢰감이 생겨 수락했고 50년간의 세월에서 축적된 `좋은 빵` 만들기 기술을 제대로 내 이름을 걸고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복 경주빵은 경주를 대표하는 명품 빵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품질을 가진 팥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강원도 정선과 영월에 약 10만평에 이르는 팥 재배 농가와 계약을 맺고 전량을 수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수를 하거나 타작을 할 때 반드시 현장에 가서 품질을 꼼꼼하게 챙긴다. 이상복 명인은 "자연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 흠이 있거나 마른 팥 한 주먹이 앙금에 들어가면 반드시 그 앙금은 실패한다"며 "제대로 된 팥으로 빵을 만들어야 농민도 살고 빵집도 산다"고 말했다. 국산 팥은 중국산 팥 가격의 4배 이상 비싸다. 초창기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을 하면서 국산 팥을 사용하다보니 타산이 맞지 않아 중국산 팥 사용에 대한 유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때 최대환 회장은 고집을 부렸다. 최 회장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땅에서 기업을 하면서 돈 몇 푼 더 벌겠다고 양심을 버릴 수 없다"며 "사업을 접는 한이 있어도 중국산 팥을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버텼다. 결국 휴게소 납품은 포기했다. 이상복 명인의 장인 정신과 최대환 회장의 뚝심 있는 경영방침이 바탕이 돼 기업은 서서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6년 창업한 후 2017년에 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듬해에는 28억원, 2019년에는 54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을 달성해야 했지만 오프라인 매출이 바닥을 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때 회사의 간부는 구조조정을 생각했다. 회사가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간부가 구조조정안을 꺼내들기도 전에 "최우선으로 직원의 생활안정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리고 60명의 직원 중 단 한 사람의 구조조정도 없이 회사를 끌고 가기 위해 최 회장은 자금 유통을 위해 동분서주 했다. 그러다가 새로운 탈출구를 생각해냈다. 바로 온라인 공략이었다. 홈쇼핑에 론칭하면서 대박이 났다. 경주의 기업에서 전국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진 셈이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이상복 경주빵은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상복 경주빵은 올해 8월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경주지역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첫 수출에서는 1톤을 보냈지만 지금까지 약 10톤을 LA 한인타운으로 수출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지역으로의 판로 개척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달 할랄식품 인증도 획득했다. 이상복 경주빵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경상북도에서 수여하는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이상복 명인은 올해 한국문화예술대상에서 제빵 명인 대상을 수상했다. 창업 5년만에 거둔 성과로는 괄목할만한 일이다. 이상복경주빵은 2016년 11월 11일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