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51만 명이 참여하는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8일 전국 1300여 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위드코로나`에 진입한 단계여서 그런지 `3차 대유행`의 초기에 치러진 지난해에 비해 긴장감이나 경각심이 덜한 편이다. 역설적이게도 방역 지표는 오히려 지금이 훨씬 열악하다. 수능 전날 0시 기준으로 올해 신규 확진자(3187명)는 작년(511명)의 6배를 넘는다. 　 작년에는 하루 전보다 60명 늘었던 반면 올해는 하루 사이 1063명이나 폭증했다. `수능 한파`는 없다지만 `코로나 한파`는 더욱 매서운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지표 악화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긴 하지만 `안전한 수능`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마땅한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는 시험실에 수험생이 24명 이내로 배치된다. 지난해와 달리 칸막이는 점심시간에만 설치된다.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한다. 당일 유증상자는 일반 수험생과 다른 시험실을 이용한다. 수능 지원자 중 확진자는 101명(실제 응시 68명), 자가 격리자는 105명이다. 일반 시험장 수험생에게는 KF-AD 이상이나 수술용 마스크, 별도 시험장에선 KF94 등급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별도 시험장은 시험실 당 4명 이내로 배정하고 쓰레기는 `의료폐기물`로 처리한다. 확진자가 응시하는 병원·생활치료센터 감독관들은 레벨 D 방호복을 착용한다. 하루 전인 17일에는 전국 보건소의 근무시간이 밤 10시까지 연장된다. 증상이 의심되는 수험생들이 신속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수능일을 맞아 방역 우려가 더욱 커지는 것은 주요 지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3000명을 넘었다. 일상회복 진입 후 하루 5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던 터라 특별히 호들갑 떨 일은 아닐 수도 있다. 유럽·미국에서도 위드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고령층 중심의 위중증 환자 급증세는 부담이 된다. 지난 6일 400명대로 올라섰던 위중증 환자가 이날 522명으로 늘었다. 정부가 안정적 관리의 기준으로 잡은 500명을 넘어선 것이다. 병상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은 76.7%에 달하는데 이 역시 일상회복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 발동 기준의 하나인 `75%`를 넘어섰다.　 방역에 관한 한 수능은 당일과 이후 모두 중요하다. 다수의 수험생이 온종일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지내는 것은 감염 위험에 근원적으로 취약한 환경이다. 따라서 수험생에 대한 철저한 사후 관리가 요구된다. 당일 밤부터는 도심이 수험생들의 발길로 가득 메워질 것이다. 　 `대입 준비 3년, 코로나 2년`에 자유를 빼앗긴 청춘들의 `보복 심리`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단계적 일상 회복의 걸음마 단계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율 속 책임의 방역을 실천하지 않으면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귀는 계속 지연될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은 내년 봄 캠퍼스에서 설레는 봄을 맞기 위해서라도 올겨울에는 절제의 집단지성을 발휘해 주길 당부한다. 우리는 다시 봉쇄를 강요당한 유럽과는 길이 달라야 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