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선생의 뜻 깃든 오작당·용포 다락논 황금들판·존애원의 존심애물 정신이 살아있는 길을 만나보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곳이 선정돼 국내외로 널이 알려지면서 도로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주가 품고 있는 아름다운 길을 소개하고자 5곳을 선정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다운 길 2선(選)의 출발은 상주시 남성동의 상주농협을 지나 경북선 철길을 건너면서 시작된다. 한때는 경북 북부지역의 산업동맥 노릇을 톡톡히 해낸 철길이 시대의 흐름에 밀려 이제는 하루에 불과 10차례 오가는 철길을 건너면 곧바로 지방도로 916번 선상서로 4차선으로 시원하게 달려가게 된다. 멀리 식산(503m)의 식산을 바라보며 남천교를 지나 잠시 멈춰서서 병성천에서 상주앞들을 바라보면 풍요롭기 그지없고 무심한 듯 흘러가는 물길은 그림과 같은 갈대숲을 이루고 있다. 길은 상주농협 미곡처리장 앞을 지나 인평2동 거동의 굴티고개로 간다. 굴티고개는 상주시에서 낙동면 운평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그 옛날 임진난때 왜적이 이 고개를 넘어 상주로 들어왔다고 하며 현재에도 이 도로는 군사용 도로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굴티고개는 갑장산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 길은 갑장산의 뒤쪽을 달려가게 된다. 굴티고개를 지나 낙동면을 들어서면서 고갯길을 내려오면 당진영덕간 고속도로 밑으로 지나가면 오른쪽으로 갑장산 기슭에 자리잡은 승곡체험마을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된다. 승곡체험마을은 농촌을 체험하고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하며 인근에는 승장사터(勝長寺址)가 남아있고, 인근에는 반석에 10여명이 앉아 놀 수 있는 승장폭포가 십여길의 물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갑장산의 이름이 고려 충렬왕이 승장사에 머물면서 이 산 이름을 갑장산이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길을 재촉해 승곡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바로 오작당(悟昨堂)이 나온다. 오작당은 1601년(선조 34년) 검간(黔澗) 조정(趙靖)선생이 요포(현재의 양진당 자리)의 옛터에 지었다가 1661년(현종 2년) 조대윤(趙大胤) 선생이 사천(思泉) 새터(新基, 승곡리 자연마을)로 이전했고, 당시는 내사 외사 모두 40여 칸이었으나, 1781년(정조 5년) 중수할 때 겹집과 홑집이 공존하는 건물이 되어 양진당의 원초형이라고 한다. 현재는 안채, 사랑채, 사당 등 3동이 남아있는데 오작당의 뜻은 ‘그릇된 것을 반성하고 바로 잡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경상북도 민속자료인 이 고택 오작당은 지어진 지 400년이 넘었지만,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되어 있고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한 우수 전통한옥문화체험 숙박시설로 후손이 운영하고 있다. 오작당을 지나면 장천을 따라 가다보면 삼봉로와 만나는 유곡리에 삼층석탑이 서 있다.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이 탑을 세우기 전에는 인근에 흩어져 있던 것을 1988년 현재의 위치에 세워놓았다고 한다. 석탑을 뒤로 하고 가다보면 낙동 용포초등학교를 만나게 되는데 학교의 모습은 있지만 그 용도는 ‘상주 감꽃마을 서울캠핑장’으로 서울에서 온 학생들이 숙박하며 체험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캠핑장을 지나면 선산으로 가는 916번 도로에서 청리면으로 가는 912번 수선로로 우회전 하면 ‘아름다운 낙동, 사진찍기 좋은 명소 다락논’ 안내판이 나온다. 용포의 다락논은 전국의 사진 작가들이 황금들판을 찍기 위해 많이 찾는 곳으로 신문에 실린 사진은 제12회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은 윤향숙 씨의 다락논의 가을’ 이라는 작품이다. 다락논을 따라 올라가면 갑장산 기슭에 자리잡은 상용저수지에서 흘러나와 장천으로 들어가는 시냇물가에 자리잡은 용포리 마을에 낙동다락논 전망대와 갑장산 등산로 안내판과 ‘다락논 녹색길’ 안내판과 함께 ‘낙동팔경’을 소개하는 비석이 있다. 낙동팔경은 `제1경(第1景) 송촌고등(松村孤燈) : 송촌마을의 외로운 등잔`이라 하여 선비들이 글을 읽기 위해 켜 둔 등잔불이 송림 사이로 비치는 모습을 비유하고 있으며, 제2경 대둔한종(大芚閑鐘), 제3경 갑장숙무(甲長宿舞), 제4경 국사만하(國士晩霞), 제5경 고봉명월(孤奉明月), 제6경 성산목적(城山牧笛), 제7경 상원모침(上元暮砧), 제8경 녹포귀범(錄浦歸帆) 녹갈포 강물에 돌아가는 소금배(종착지)라 하여 강창나루를 통해 들어오던 소금배의 입항 및 출항의 모습을 담고 있고, 이름 통해 교역하던 전형적인 나루터의 모습에서 우리민족의 삶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함을 말한다 라고 되어 있다. 용포리 마을을 지나 청리면으로 가는 갑장산과 수선산의 돌티 고갯마루로 올라가면 단풍나무와 오른쪽에는 돌탑이 서 있다. 돌티 고갯마루는 우측으로 갑장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좌측으로는 수선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고갯마루를 지나면 좌측으로 청하천이 흐르고 청리면 청상리 마을이 보이면서 청상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길은 청하천을 따라 청리면 소재지의 청리중앙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가다가 청리역과 청리면사무소를 지나 청리교회 방향으로 좌회전해 청리 수상교를 건너면서 바로 오른쪽으로 제방길을 따라 삼괴보건소방향으로 가서 좌회전하면 청리면 율리의 존애원이 보인다. 존애원(存愛院)은 임진왜란 뒤 질병퇴치를 자치적으로 해결하려는 뜻으로 세워진 사설의국으로 김각(金覺), 성람(成灠), 이전(李琠), 이준(李埈), 강응철(姜應哲), 김광두(金光斗), 정경세(鄭經世) 등이 중심이 되어 1599년 (선조 32년) 설치, 1599년은 상주에 두 계가 있었던 것을 기해낙사계로 합사(合社)한 해로 13개 문중이 이끌어 왔다. 존애원의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전화를 입고 질병 앞에 무방비 상태였던 상주민의 고통을 스스로 덜어주기 위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사설의료국(私設醫療局)으로 큰 정신은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던 상주 선비들의 박애정신이며 동시에 향토 사랑을 실천했다. 그리고 전국에서 유일한 사설의료국이지만 의료활동만 한 의국(醫局)이 아니라 낙사계의 회합 자리로 갑오경장(1894년)에 이르기까지 경로잔치였던 백수회(白首會)를 개최했다. 이를 계승하고자 상주청년유도회(尙州靑年儒道會)가 주축이 되어 2009년 ‘존애원의료시술재현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길은 청리면 율리를 지나 외남면 소재지에서 지방도로 997번 석단로를 만나 좌회전해 구서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길가에 석탑이 잘 조성되어 있다. 석탑을 지난 구서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굽은 길을 따라 가다보면 야트마한 고갯마루를 넘어 공성면 용신리로 들어서게 되고 곧장 길을 가면서 좌우측으로 백운산포도작목반에서 재배하는 포도밭이 줄지어 서 있다. 용신리를 지나 금계리로 가는 길에 왼쪽으로는 서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가운데 길 옆에는 공성농협 미곡처리장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 온다. 이곳을 지나 골가실천 다리를 지나면 경상대로 국도 3호선을 만나면서 상주의 아름다운길 2선, 남성동에서 출발해 동성동, 낙동면, 청리면, 외남면, 공성면까지 약 38.0㎞ 구간이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