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지난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된 `스마트축산 ICT 한우시범단지 조성사업`이 일부 군민의 반대에 부딪혀 원활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업은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산141-1번지 일원 19만4960㎡(5만8975평) 규모의 면적에 사업비 213억2590만원(국비 62억5000만원, 도비 9억7500만원, 군비 22억7500만원, 민간 118억2590만원)을 들여 26개 농가가 입주해 1개 농가당 한우 100마리, 모두 2600마리를 사육하는 사업이다. 또 이 사업은 민간주도형사업으로 토지매입과 우사건축, 소입식은 사업주체인 민간인(축사 참여 농가)이 추진하고 행정지원 및 토목공사, 부대시설, ICT설치사업은 행정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다. ◆ 최첨단 축사 조성 위한 국가사업 `스마트축산 ICT 한우시범단지 조성사업`은 ICT를 활용해 축산으로 발생하는 분뇨와 질병 문제를 해소하고 생산성을 향상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규모화된 축산단지를 조성함으로써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를 유도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울진군은 근남면에 산재한 축사를 한곳에 모아 효율적인 관리와 환경개선을 도모해 깨끗하고 안전한 육류소비에 기여하고 지역 축산발전을 통한 국가 축산 핵심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근남면 일대에는 현재 33개 축산농가가 흩어져 있어 축사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에는 약 400가구가 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축산단지를 조성할 경우 반경 500m 내에 포함되는 가구는 20가구에 불과하다. 새로운 축산단지에 입주할 수 있는 농가는 근남면민으로 자격이 한정돼 있고 그동안 비위생적으로 운영됐던 근남면의 축사를 철거하고 새로 조성되는 축산단지로 집적화되면 면민들의 삶은 그만큼 개선될 수 있다.　◆ 환경청 `부적정` 의견은 본안 심의에서 바뀔 수 있어 울진군은 현재 사업부지에 대한 행정절차 중 하나로 해당 사업 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울진군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 등 유관기관에 제출해 검토의견 수렴절차를 거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최근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주변 환경을 분석한 결과 멸종위기종의 분포와 임목 상태, 개발시 훼손 범위 등을 감안할 때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환경청의 의견은 초안에 대한 검토 결과"라며 "해당 기관과 주민이 협의를 거친다면 본안 심의에서는 그 결과가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악취·분뇨관리로 친환경 농장 구축이 사업의 본질 울진군의 축산단지 조성 추진에 일부 군민들은 `축산단지 반대 통곡 투쟁위원회(반투위)`를 구성하고 약 50일 가까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투위는 축산농사 26가구만을 위해 국·도·군비 지원이 94억원이 들어가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스마트축산 ICT는 호텔급으로 만들어서 악취가 나지 않는다는 말은 과장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근남면 곳곳에 산재돼 있는 축사를 한곳으로 결집해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해 축산단지 내 통합관재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시적인 악취관리와 가축분뇨관리로 친환경 동물복지농장을 구축하는 것이 이 사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또 근남면 주민 전체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마치 26개 농가에게만 94억원이라는 예산을 지원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 발생 분뇨 한톨도 외부반출 없을 것 스마트축산 ICT 한우시범단지 해당부지 인근에는 경축자원화시설이 이미 마련돼 있다. 이 시설은 하루 50톤의 분뇨를 처리해 비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그동안 이 시설에서는 모자라는 소의 분뇨를 인근 도시에서 매입해 왔다. 그러나 새 축산단지가 완공되면 2600마리 전체의 분뇨 처리가 가능해진다. 이 단지 안에서 발생하는 전체 분뇨는 하루 약 30여톤에 이른다. 따라서 울진군은 축산단지가 완공되면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한톨도 외부로 반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자원화를 위해 외부에서 더 이상의 분뇨를 매입해 오지 않고 울진군 내의 축사에서 모두 충당이 된다고도 말했다.　 ◆ 부지매입 예산 참여농가가 투입, 중단할 수 없는 상황 이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비 공모를 하면서 공모 조건으로 민간 축산업자가 사업 부지를 취득하고 있어야 사업선정이 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래서 참여농가는 1개 농가당 부지매입비 6000만원, 부대경비 2000만원을 포함해 8000만원의 예산을 이미 투입했다. 26개 참여 농가가 투입한 예산은 모두 20억8000만원에 이른다. 만약 이 사업이 좌절될 경우 농가가 입게될 손해에 대해 울진군이 보상할 수 있는 행정 대책은 없다. 따라서 이 사업은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2019년부터 시작된 연속사업이므로 적극 추진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 전찬걸 군수 `통합위원회` 구성해 대화로 해결하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의 갈등이 깊어지자 찬반 양측과 중립적 의견을 모든 주체가 참여하는 `통합위원회`를 구성해 현재의 갈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전 군수는 "어떤 사업이든 어떤 정책이든 찬·반의 의견은 있을 수 있다"며 "50여일이 넘도록 길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반대시위를 하는 근남면 주민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주민이나 찬성하는 주민 모두가 근남면민이라는 것이다. 전 군수는 "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반대진영과 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근남지역 축산업자를 중심으로 한 추진진영, 그리고 중립적 입장의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대표단을 구성하자"며 "시위는 멈추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찬성도 반대도 아닌 중립적 입장에 있는 울진군도 함께 참여하겠다고 했다.　◆ 반투위 시위 정치적 목적 있다는 의혹 제기 근남면 일부 주민들은 반투위가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목적을 가진 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내놨다. 근남면 주민 A씨는 "군이 수차례 대화를 제의했지만 거부하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며 "지금의 축산 환경보다 더 위생적이고 과학적이어서 면민들의 삶의 환경이 나아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 면민을 위한다면 하루빨리 대화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의 반투위 시위에 소요되는 경비를 외부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과 반대 시위를 현직군수 퇴진운동으로 비화하는 것으로 봐서 정치적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편향적 반대를 거둬들이고 애향심을 바탕으로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