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임기의 제76차 유엔총회(9월 21일 현지시간) 기조연설에서 또 다시 한반도 종전 선언을 언급했다. 최근에도 잇따른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나 비핵화의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 　 이는 유엔과 국제법이 금지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북한에 대해 일침을 가하지 못하는 문 대통령의 저자세는 국제사회로부터 냉엄한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계속된 북한에 대한 처세의 결과는 임기 내내 속고, 기만당하고, 무시당하는 초라한 모습으로 줄곧 여기까지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북한은 작년 6월 16일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 연락 사무소를 폭파했다. 2005년 개소한 남북교류 협력 협의 사무소를 97억 8000만원의 남북협력기금으로 개·보수한 것이다.　 이날 조선중앙 TV는 오후 5시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몽땅)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우리 측 해당 부분에서는 개성 공업지구에 있던 북남 연락 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군 총 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공개 보도`를 통해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 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결국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및 판문점 선언 이후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판문점)에 이어 9월 18일~20일 3차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9·19 군사 합의 및 공동선언도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선포를 한 것과 다름이 없다. 　 이외에도 2020년 6월 4일 김여정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못된 짓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는 놈이 더 밉더라" 에서부터 2020년 6월 7일 조선일보 만물상에 나온 기사를 보면 평양 옥류관 주방장이라는 자가 문 대통령을 가리켜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전혀 한 일도 없는 주제"라며 "몽땅 잡아다가 우리 주방의 구이로 처넣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또 당시 문 대통령과 동행을 했던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는 이선권은 식사 자리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느냐"라는 수모를 당했다는 것은 당시 보도를 통해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북한의 미친개들이 짖어 대는 소리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히게 했고 그래서 분노하지 않는 국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당시 `평양냉면`이라는 조선일보 이 기사 말미에는 이런 말로 끝을 맺는다. 처먹고 요사 떠는 음식이 된 평양냉면 신세가 요즘 남북관계 같다고 했다. 　 북한은 1992년 제네바 합의부터 8번 약속을 했다. 핵개발 안 한다고 4번, 그러다가 현장 들키면 영어식 표현으로 "핵 쿠키 단지에 손을 넣었다 걸리면 이미 만든 것을 폐기하겠다"고 4번 약속을 했다. 　 그래서 도합 여덟 번 약속을 했는데 전부 기만전술에 불과한 8대 0의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2018년 3월 5일 합의가 아홉 번째, "그러고도 또 믿어보라는 건 이성적 설득이 아니다"라고 북한 문제를 24년간 다뤄온 미국의 CIA 분석관 출신 브루스 클리너의 지적이다. 　 그 이후 일 년 만에 다시 만난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는 합의의 결렬이었다. 　 이유는 알려진 보도대로 노후화된 영변 핵 단지를 완전 폐기한다고 하면 미국은 제재를 거의 풀어줄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미국을 속이고 국제사회를 또 속이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영구 폐기하겠다고 했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타 지역의 핵실험장도 숨기고 대량살상무기도 가지면서 유엔의 제재를 풀고 국제사회와 한국의 대량 경제 원조를 얻어 핵 강국으로서 경제 발전을 하겠다는 김정은의 병진 노선에 대한 붉은 야욕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1992년 제네바 합의 이후 올해로 29년간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아홉 번 약속을 어기면서 한 치도 변하지 않은 그들의 속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씨 왕조의 유훈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이고, 다른 하나는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북한은 핵을 정의(正義; justice)의 보검이라고 했다. 　 한반도에 밝은 어느 전문가는 북한의 핵은 그들에게 종교에 가깝다고 했는데 필자는 여기에 대해 한마디 더 부연한다면 북한의 핵에 대한 어리석고 왜곡된 집착은 종교 그 이상의 것이고 그러한 궁극적 목표는 휴전 이후 한반도의 무력 적화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러한 왜곡된 인식의 지속은 결코 스스로 파멸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 러시아와 중국을 뺀 국제사회의 대다수 국가들이 보는 냉엄한 작금(昨今)의 시각이다. 　 한국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개발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미국이 핵개발을 억제하려는 국제질서의 노력에 다만 동조하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13개월 동안 대북 정책을 수립한 허버트 백매스트 전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그저 대화한다고 북에 양보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2018년 3월 5일 아홉 번째 합의는 매년 8월에 실시해 오던 을지 포커스랜즈(UFG) 연습은 1976년으로 시작된 이후 43년 만에 폐지되게 했고,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 연습까지 한미 동맹의 상징이었던 3대 연합 훈련이 모두 역사적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는 속임수로 일관했고 이는 오히려 핵개발의 가속화에 원군역할만 해준 결과를 초래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북한으로부터 수모와 멸시만 당한 대통령으로 기록 될 것인가? 평화는 고상한 감정이나 비겁한 굴종의 자세는 적에게 위험스런 착각을 가져오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재임기간만이라도 마음을 텅비우시고 정의 없는 추상적 종전선언 같은 부질없는 감상주의에서 벗어나 전 세계 전략가들이 금구성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4세기 로마의 전략가 베게티우스가 군사학 논고에서 주장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충고를 확고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10월 10일 제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승리한 이재명 후보는 그의 지명 수락 연설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향후 외교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특히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이 장시간 국내 문제에 대한 것만 추상 일변도로 나열한 모습에서 이재명 후보의 좁은 안목과 그의 정체성을 또 한 번 확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