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읍 대본(臺本)3리는 ‘대밑마을’이라고도 부른다. 인근 마을인 봉길리에 있는 문무대왕의 수중릉과 용당리에 있는 감은사지와 함께 신라 호국의 얼이 서린 유적으로 알려진 이견대가 마을 언억 위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견대는 이 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다. 해안가 언덕 위에 위치한 누각인 이견대에 올라서면 문무대왕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곳에서 신문왕은 부왕인 문무대왕이 용이 돼 승천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전해진다. 또 신문왕이 용에게 검은 옥대를 받아 만파식적을 만든 곳이라는 이야기도 전한다. 대밑마을 입구는 동해구(東海口)이라 불리는 유서깊은 곳이다. 동해구는 삼국사기 문무왕조에 나와 있는 신라시대의 지명이다. 토함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대종천이 동해로 들어가는 하구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신라의 호국정신이 밀집한 곳이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민족문화 말살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지명도 말살하려 했다. 대밑마을에는 10여곳의 횟집이 밀집해 있다. 동해의 청정한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동해구를 찾아 동해의 맛과 역사유적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횟집은 해암회식당이다. 이 식당의 이국자(52) 사장의 시할머니 때부터 횟집을 운영했다. 최소한 40년 넘게 이 자리에서 3대째 횟집을 운영한 것이다. 이 사장이 횟집을 물려받은 세월은 약 25년 정도 됐다. 이 사장은 인근 마을인 대본1리 가곡항에서 잡히는 생선을 횟감으로 사용한다. 주로 자연산 광어와 농어 등이다. 또 마을 어부나 해녀들로부터 성게, 전복 등 계절에 따라 잡히는 해산물을 구입해 손님의 상에 올린다. 이국자 사장은 다른 식당보다 횟밥과 물회가 특미라고 자신한다. 직접 개발한 양념으로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시어머니로부터 횟밥과 물회 양념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가 인공 조미료를 최대한 억제하고 과일즙으로 단맛을 내면서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25년 정도 횟집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맏느는 방법에 대한 경험이 축적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직접 모든 음식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해암회식당의 횟밥과 물회는 다른 식당의 그것들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단맛을 낸다. 인공 감미료가 주는 단맛이 아니라 청량한 느낌을 곁들인 자연의 단맛이 입안 가득히 몰려온다. 동해의 푸른 바다맛과 어울린 과일향의 양념은 해암회식당의 별미임에 틀림없다. 또 하나의 자신있는 음식은 전복죽이다. 인근 마을 해녀들이 잡은 자연산 전복을 제대로 손질해 정성을 들여 끓인 전복죽은 다른 식당에 비해 매우 개운한 맛을 낸다. 그 비법은 전복 내장을 특별하게 손질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내장을 따로 떼어내 건조했다가 분말로 갈아서 적당량을 죽에 섞는다”고 비법을 소개했다. 내장을 함께 넣고 죽을 끓일 경우 비린내가 나는 단점을 최대한 없애고 내장맛을 싫어하는 손님들에게 깔끔한 죽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해암회식당의 상차림은 다른 식당과 다른 면이 분명히 있다. 바로 곁들이찬이 형식적이지 않고 모두 먹음직스러운 요리들로 가득 찬다는 점이다. 생선회가 없더라도 상에 올라온 곁들이찬만으로 동해의 풍부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3~5월 아귀가 많이 잡히는 때는 아귀탕을 끓여서 상에 올리고 철이 지나면 냉동 보관했다가 아귀찜을 해서 올린다”며 “물가자미도 반건조해서 영하 20도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구워서 서비스로 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사장은 손님들에게 정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최근 해수온도가 올라가 자연산 광어, 우럭 등의 어종이 대폭 줄어들어 자연산 회를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이서 양식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면 손님들에게 양식밖에 없다고 솔직하게 양해를 구한다는 것이다. 해암회식당의 1층은 펜션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몰아쳤던 두 차례의 큰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후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면서 1층은 가족 단위로 와서 머물 수 있는 방을 만들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방 3칸과 아늑한 방 2칸을 만들어 동해구와 문무대왕 수중릉이 가장 잘 보이는 펜션을 꾸민 것이다. 1인당 6만원의 사용료를 내면 저녁에는 회정식, 아침에는 전복죽을 제공한다. ▲주소 : 경주시 감포읍 대밑길 12-48▲전화 : 054-771-9129▲위치 : 이견대 아랫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