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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만장회도(慢藏誨盜) - 경북신문
진실을 말해도 거짓으로 듣는 사람이 있으며, 거짓을 말해도 진실이라 믿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뇌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혹시 지능에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그러나 내가 보기엔 IQ(intelligence quotient)와는 전혀 무관한 일로 보이고, 단지 지혜(Wisdom:智慧)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즉, 지능을 컴퓨터 CPU의 물리적 연산능력에 비유한다면, 지혜는 그 CPU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CPU(중앙연산장치)가 탑재된 컴퓨터일지라도 OS(운영시스템)에 버그가 있거나 잘못된 DB(데이타베이스)가 입력되어 있게 되면, 그 컴퓨터는 연산을 할 수 없거나 오답(誤答)을 출력하게 된다는 얘기다.  컴퓨터의 OS는 시간이 흐를수록 하드웨어와 유틸리티(Utility) 프로그램의 발전에 따른 비호환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버전업(Version up)되다가 결국엔 Win9에서 Win10 등으로 OS 자체가 교체되기도 하는데, 우리사회 운영체계 역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개혁) 없이는 유지되기가 어렵고, 또 때로는 OS를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질 수도 있는 것이다.  OS 운영자들 중에는 이미 익숙해진 운영체계를 고집하는 보수적(保守的) 성향도 있게 마련이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OS에 호기심을 가지는 도전적 성향의 사람들도 있게 마련인데, 지금 우리사회 주류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원래의 보수주의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외세와 결탁하여 전통적인 보수의 지위를 약탈한 기회주의자들이 많아 보인다.  어쨌든 반도(半島)의 신기득권(新旣得權)이 된 그들은 그들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OS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시켜 왔고, 모든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application program)들은 기존 OS에만 최적화 되도록 강요당한 나머지, 다르거나 새로운 OS에 대해서는 호기심조차 가지기가 어렵도록 길들여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세대를 지칭하면, 그 세대에 대한 혐오발언으로 문제 될 것임으로 특정할 수는 없으나 존재함은 현실이고, 사람의 머리속 뉴런에 각인된 정보들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Hard disk)처럼 포맷하여 초기화 할 방법도 없다.   일단의 백인들이 인종우월주의를 주장하는지는 모르지만,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국적 불문, 인종 불문, 현생인류(Homo-sapiens)는 거의 대등한 신체구조와 지능을 가지고 있다 여겨지고, 더구나 이 좁은 한반도의 주민인 우리는 출신 지역 불문, 성향 불문, 인종의 우열이 있을 리 없을 터인데도,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신분 내지 부(富)가 보장되는 특정 직업군은 특정 지역 혹은 특정 계층에만 주로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이는 고된 노동을 해도 최저 시급을 받는데, 또 어떤 이는 빈둥거리고만 있어도 엄청난 고액을 받는다. 어떤 이는 평생을 일해도 퇴직금이 없는데, 어떤 이는 고작 몇 년 일 했을 뿐인데도 수십억 원의 퇴직금을 받는다. 다시 말하지만, 특히 우월한 인종도 없고, 특히 우월한 사람도 없지만, 기득권과 비 기득권이라는 소속의 다름이 있을 뿐인데 말이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높은 지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혜의 눈이 필요할 것인데, 지혜란 그 사람의 머리속에 축적된 정보의 양에 관계 된다기 보다는, 정보의 질과 유관하며, 교육 환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에 놓인 몇 개 인가의 철괴(鐵塊)중에 하나만 도둑맞아도 사람들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의 금괴(金塊)를 도둑맞아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니, 나는 갑자기 만장회도(慢藏誨盜)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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