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군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하는데 성공했다. 극 중 주인공은 30대 중반의 나이로 육군사관학교 수석출신의 재원이며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국가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 최정예 요원이다. 어려운 작전을 수행하며 아이와 여성, 노인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한다는 명예로운 군인정신까지 중무장하고 있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 군에는 드라마 주인공을 넘어서는 강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가진 많은 직업군인들이 복무하고 있다. 필자는 직업군인들이 강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가지고 자신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위해 애쓴 보람이 얼마나 지켜지며 지원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경험이 있다. 전체 직업군인 중 상위계급으로 진급하여 장기복무하게 되는 경우는 진급 대상중 30% 정도이다. 많은 직업군인이 나이정년과 계급정년을 고민하며 군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비자발적 사유로 40대 중반정도 전역을 하게된다.직업군인 특성상 잦은 전출로 가족은 이사경험이 많을 것이며,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한곳에 정착하여 주말부부나 월말부부로 살았을 것이다. 자녀육아를 전담하던 아내는 남편의 전역시 함께 직업을 찾아야 한다. 전역한 군인은 가족과 소통이 서툴고 중학생 사춘기자녀 역시 아버지와의 갑작스런 친근함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러한 가족상황에 대해 사회복지학에서는 항상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항상 아버지가 없던 가정의 균형상태인 항상성에 아버지가 나타나 기존 가족의 방식대로 편안하게 살고 있던 부분을 방해하고 항상성에 균형이 깨지며 부부갈등, 자녀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군인들은 전역 전 천직인 군인 이외의 직업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을 것이고, 다른 직업에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전역 후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적합한 멘토링을 통해 새로운 직업세계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수가 충분치 않으며 센터당 많지 않은 직원수로 전체 제대군인을 지원하고 있어 제대군인 한사람 한사람의 개별적인 지원은 아쉬운 실정이다.우리는 흔히 행복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사람이 행복하려면 재물·명예·용모·체력·언변이 있어야 하며, 독일 철학자 칸트 역시 행복의 조건으로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정의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직업군인이었을 것이다. 직업군인은 할 일이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고 세계최강의 자주국방을 자랑하는 나라의 주인임에 희망이 있었다. 이들이 전역 후에도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사랑하는 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행복한 일이 주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