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종2년 1393년 봄에 우수 인재등용을 위해 최초로 식년시를 실시하였는데 초시에 입격된 사람들이 3단계로 된 복시에 응시하여 33명이 선발되었다. 　 국가 경영에 필요한 우수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으로 과거제도가 시행되어서 교육의 주된 목적도 과거에 급제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한 수단적 목적에 치중되었다. 　 오늘날도 국가 공무원으로 발탁되려면 각종 임용시험을 거쳐야 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은 선거라는 선발을 거쳐야 한다. 사람의 능력을 비교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험 선거 이외의 다른 유효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선발방법으로 채택된 것 같다. 　 시험성적의 우열을 기준으로 사람의 능력을 서열화 한다는 것은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성적이 우수하다는 것은 그 주어진 문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시험성적을 중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조선조에 처음으로 실시한 문과에 장원급제한 사람은 송개신이다. 그는 출사 후 얼마 되지 않아 불행하게도 졸하였으나, 을과 7등으로 같이 급제한 이숙번은 1년 후인 1394년에 정6품인 좌습유에 올랐다가 1398년(태종7)에 26세의 나이로 5품직인 안성부지사로 승차하였다. 　 이 때 이방원의 군사 쿠데타에 참가하여 정사공신 2등 공훈으로 안성군에 봉해졌다. 그는 40세에 종1품 숭정대부, 41세에 병조판서 등 고속 승진하였다. 그러나 45세에 요직에 물러났고 그 이듬해에 불충 무례의 죄목으로 공신자격을 박탈당했으며, 1417년(태종17) 47세에 함양으로 유배를 가고 말았다.　 공신이라는 권좌에서 23년 동안 권세를 믿고 당당하게 관료생활을 하다가 언행을 삼가지 못하여 중앙정계에서 사라지게 된 것은 지존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민주국가에서 개인의 권력이라는 것은 안전 등기를 할 수 없는 유한성을 갖는다. 그것은 정해진 기간 동안 주어진 직무를 바르게 수행하는데 필요한 법적 조치일 뿐 그 외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 권좌에서 퇴임하면 일개 평민으로 돌아오고 마는 것이기에 권력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여 결국 인격의 손상을 가져오고 혼탁한 사회분위기의 조성으로 뭍 세인의 질타를 받거나 심한 경우 영어의 몸이 되고 마는 사례를 볼 때 안타까울 뿐이다. 　 인간은 모두가 역사적 산물이다. 역사 속에서 태어나고 역사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가 주는 참 교훈에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에 잘못됨이 없도록 따를 필요가 있다. 　 요즈음 언론중재법의 개정을 놓고 집단적 권력에 의해 처리하려는 분위기 때문에 여야 국회의원과 관계기관 및 단체는 물론이고 유엔에서까지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개정하기를 바라고 있어서 의견이 분분하다. 　 언론중재법은 언론보도 또는 그 매개로 인하여 침해되는 명예 또는 권리나 그 밖의 법익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구제제도를 확립함으로써 언론의 자유와 공적책임을 조화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된 법이다.　 개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취재의 자유가 위축되어 국민의 알 권리의 충족이라는 언론본연의 역할이 위협될 수 있다는 견해와 언론보도로 침해되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특히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 징벌적 손해배상청구라는 것이다. 이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것은 처벌적 차원에서 피해자가 입은 실제의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액을 가해자가 배상금으로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법기관과 해당분야의 전문학자가 합모(合謨)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불편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정론을 표현할 수 있는 모범답안으로 법이 개정되기를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문명의 동물,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동물이라 규정하였고, 소크라테스는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 정의하였다.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각각 이 이성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지능이라 불렀다. 　 인간이 이성 내지 지능을 가졌다는 사실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는 능력과 지능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선발된 선량들이 그 능력과 지능을 발휘하여 민주국가의 언론중재법은 문명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