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와 해산물 요리를 주로 내놓는 식당이 즐비한 동경주에서 구이 전문점이 있다는 것은 새삼 흥미로운 일이다. 물론 육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구이집이야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소고기,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조개와 해산물도 구워서 맛을 내는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의 구이달인은 지역에서 매우 독특한 식당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이 식당의 김명조(57) 사장은 부산의 호텔과 대형 고깃집에서 경험을 쌓은 요리사다. 김 사장의 요리사 경력은 모두 합치면 40년 정도 된다. 전문 한식 요리사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하니 믿음부터 간다. 구이달인은 메뉴가 매우 다양하다. 조개구이, 곰장어 구이, 칼집 삼겹살, 수제 돼지갈비, 전복 산낙지 전골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고 그 외에도 많은 종류의 음식이 차림표에 등장한다. 김 사장은 당연히 메뉴가 다양하고 복잡하면 요리하기가 힘이 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장사를 오래 하다 보니 많은 손님들을 상대하게 되고 그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고르는 음식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힘이 닿는 대로 손님의 취향에 맞추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음식을 내놓다 보니 당연하게 다른 식당과 차별화를 이뤘다. 손님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40년 경력의 전문 요리사 경력이 뒷받침하는 맛이 보장되니 인근 주상절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조개구이는 키조개와 가리비, 전복, 새우 등 고급 조개와 해산물로 내놓는다. 자잘한 조개들로 구색을 맞추다 보면 맛도 떨어지고 손님들이 굽는데 번거로워 한다. 그래서 김 사장은 손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조개들을 중심으로 인근 감포항에서 나는 가장 신선한 조개를 구해서 손질한다. 그리고 김 사장이 개발한 특별한 양념을 얹고 손님이 취향에 따라 더 첨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조개구이를 주문하면 요리에 대한 설명도 하고 직접 구워주는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곰장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살아있는 곰장어를 손질해 초벌구이를 하고 바로 구워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준다. 여성 손님들은 곰장어 구이가 맛은 있는데 살아 있는 곰장어를 불에 올리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주방에서 초벌구이를 해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손님 여러 명이 방문했을 때 해산물을 싫어하는 어린이나 성인들을 위해 준비한 메뉴는 벌집삼겹살과 수제 돼지갈비다. 육고기를 즐기는 손님을 위해 마련한 벌집삼겹살은 일일이 김 사장이 직접 칼질을 해 고기가 부드럽고 생갈비 맛도 나는 미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조리한다. 그리고 오랜 한식 요리사 경력을 바탕으로 직접 양념을 하고 갈비를 손질해 내놓는 수제 돼지갈비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요리다. 김 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질 좋은 고기를 고르는 눈을 길렀고 직접 선별해서 구매하기 때문에 구이달인의 고기는 믿을 만하다. 구이달인은 읍천리의 언덕배기에 위치해 읍천항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읍천항과 잇달아 있는 주상절리와 가깝기 때문에 주상절리 관광을 마치고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주상절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주된 손님이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자자하게 나서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구이달인은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당연히 친절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이 주방을 담당하고 아들 김기용(34)씨가 홀 서빙을 맡는다. 김기용씨는 “멀리서 우리 집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성심성의를 다하는 것은 기본 예의”라고 했다. 종업원을 활용하지 않고 많이 바쁘면 울산에 사는 딸도 불러 철저하게 가족 중심의 경영을 하고 있다. 김명조 사장은 “아들이 이 식당을 물려받는다면 가업으로 전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들 기용씨는 아직 아버지의 뜻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10년 넘게 아버지 일을 도왔고 아버지로부터 요리수업도 거의 마친 상태다. 기용씨는 “아버지가 일구어 놓은 식당업을 승계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서비스업과 자영업이 체질에 맞아 아마도 자연스럽게 물려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가족들이 주상절리를 찾아 관광하고 나서 메뉴 고민 없이 방문해 동해안의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읍천항을 널리 소문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주소 : 경주시 양남면 읍천길 16-3▲전화 : 054-777-0150▲위치 : 읍천교회 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