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양남면 주상절리군은 지난 2012년 9월 25일에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됐다. 이 주상절리군은 신생대 제3기의 에오세(5400만 년 전)에서 마이오세(460만 년 전) 사이에 경주와 울산 해안지역 일대의 활발했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지표로 분출한 용암이 낮은 곳으로 흘러 급하게 냉각되면서 수축됐는데 이 때 만들어진 육각 또는 오각의 돌기둥은 경주의 자연유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자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양남면 읍천항은 이 주상절리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다. 사시사철 주상절리의 자연과학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읍천항에 깔끔하고 단정한 식당이 하나 있다. 주상절리횟집이다. 읍천항을 한눈에 굽어보는 위치에 있는 이 식당은 주인의 성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처럼 청결하고 세련됐다. 윤종희(48) 사장은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30년간 횟집을 경영하던 시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아 지난 2015년 이곳에 새로 건물을 짓고 문을 열었다. 일본의 경우 100년이 넘는 식당이 즐비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 식당이 흔하지 않다. 윤 사장은 시부모님의 횟집을 물려받으면서 100년을 넘기는 전통을 가진 식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주상절리횟집은 전문성을 가진 실력 있는 주방장을 발탁해 활어회의 참맛을 구현해 내고 있다. 활어는 손질의 숙련도에 따라 조직감과 감칠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분야에 오랜 경력을 가진 주방장을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활어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주상절리횟집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식사 메뉴로는 배를 갈아 넣어 달콤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물회다. 그리고 전복·가자미 미역국은 동해바다에서 건져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최상급의 미역으로 조리해 보양 메뉴로 인기가 있다. 주상절리횟집을 찾는 주 고객은 역시 주상절리 관광객들이다. 주상절리를 찾은 관광객들은 동해안의 회를 맛보는 것을 정해진 코스처럼 여긴다. 주상절리 인근 읍천항의 많은 횟집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시설이 쾌적하며 모던한 분위기인 주상절리횟집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우선 다른 식당에 비해 인테리어가 매우 고급스럽고 안락하다. 윤 사장은 “7년 전 건물 건축을 할 때부터 계획된 구조와 인테리어였다”고 말했다. 20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시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으며 다른 식당과 차별성이 있는 시설을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횟집은 입구에 들어서면 비릿한 냄새로 미각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그런 점을 보완해 신선한 기분으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도록 주방을 건물 뒤쪽으로 빼고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 윤 사장은 “고객들이 똑같은 음식인데도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잘 된 식당을 이용하는 이유는 그 분위기로 말미암아 읍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식당 인테리어,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식탁과 식기의 정결함, 여기에 친절한 서비스가 곁들여지면 이런 것들이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음식을 맛있게 즐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절리 횟집의 차림표에는 ‘음식을 디자인한다’는 소개 글귀가 있다. 그만큼 모든 음식이 정갈한 식기에 담겨 아름답게 여겨지게 한다. 특히 같은 회라도 마치 장식품처럼 접시에 담겨져 나와 선뜻 젓가락을 들이대기가 망설여진다. 윤 사장은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음식에서 색채와 공간 구성의 조화로움은 음식을 고급스럽게 하면서 식욕을 촉진시킨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고객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건강한 고객이 있어야 식당도 건강하게 경영하고 오래도록 백년가게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므로 늘 좋은 재료와 신선한 음식으로 고객들 한분 한분께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절리횟집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부분의 변화를 겪고 있다. 고객들의 개인룸을 찾고 단체고객보다 개인고객이 늘어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필연적인 변화다. 윤 사장은 “고민없는 사람은 어제 죽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데 더 나은 식당으로 사업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주위 동종 업체와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주상절리횟집보다 좀 더 나은 오늘의 주상절리횟집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주소 : 경주시 양남면 양남항구길 47▲전화 : 054-746-4400▲위치 : 읍천항에서 북쪽으로 약 2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