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에 발간된 한 권의 책은 인류에게 거대한 충격을 주었다. 바로 레이첼 카슨의‘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다. 인류가 환경 파괴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경제 발전만을 위해 달려가던 때, 기적의 화학물질이라고 칭송 받던 각종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가 자연생태계와 인체에 미치는 피해와 잠재적인 영향을 경고한 책이다. 이 책은 무분별한 화학제품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줬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환경운동을 촉발시킨 계기가 되었다.책이 출간된 지 60여년이 흐른 지금, 환경에 대한 카슨의 경고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 등으로 지구의 시름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남·북극의 빙하는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고, 태평양에는 우리나라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섬이 생기기도 했다. 환경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환경친화적인 경영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의 ESG경영 패러다임이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ESG는 기존 재무적인 가치 중심에서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가치를 반영한 기업운영 방식으로, 탄소중립, 친환경, 사회적가치 추진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 愛 Green 가치 2030’라는 슬로건 아래 본격적인 ESG 경영체제에 돌입하였다. 특히,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공사의 주 임무를 완수하기 위하여 깨끗한 용수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실 공사에서 용수공급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저수지 수질오염 때문이다. 저수지의 수질은 상류 유역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저수지에 담기면서 결정되는데, 상류의 오염물질이 빗물을 타고 저수지로 들어오게 되면 수질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화되지 않은 하수나 과도한 비료 사용, 야적된 퇴비 등은 저수지 오염을 더욱더 심화시킨다. 또한 오염된 물이 농업용수로 사용되면 농산물 안전성에 영향을 미쳐 생산성과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농어촌공사는 깨끗한 용수 공급을 위해 오염 정도가 심한 저수지를 대상으로 ‘수질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인공습지를 저수지 유입부에 설치하여 자연식재와 미생물을 통해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방식이다. 습지에 살고 있는 갈대나 토양의 미생물은 오염물질을 마치 식량인 것처럼 생각하여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흡수하게 된다. 이러한 습지를 통해 수질기준을 초과한 주요 농업용 호소의 수질을 개선하고, 안전한 농산물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는 대구·경북지역 6개 저수지에서 수질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봉화군 하눌지, 구미시 창림지 2개 지구의 수질개선을 시행중이며, 예천군 대맥지의 수질개선사업은 올해 연말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영천시와 협업을 통해 영천시 망정동에 위치한 우로지의 수질개선사업도 신규로 진행 중에 있다. 최근에는 농업용수 공급 외에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서의 저수지 역할이 부각되면서, 오염물질이 쌓여 있는 저수지가 아닌 깨끗한 저수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 수질개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은 항상 용서하고 인간은 가끔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스페인 속담이 있다. 지금 우리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속가능한 지구, 깨끗한 환경을 위해 노력할 때이다. 농어촌공사는 청정용수 공급 등 농어촌의 친환경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책임과 소명을 다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작은 한걸음 한걸음을 통해 우리 지구가 ‘침묵의 봄’이 아닌 ‘새가 노래하는 봄’을 계속해서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