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안전속도 5030정책 도입으로 도심지역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용도로를 제외한 국도 전 지역의 차량 제한속도가 점차 하향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주시 월성동 동방초등학교 앞 국도7호선은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60㎞ 속도제한을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9년에는 학부모들이 속도제한을 하향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경주경찰서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속도제한을 60㎞로 그대로 유지하자고 결정해 경주시와 경주경찰서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학생 안전을 경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고 있는 동방초등학교는 대부분 학생들의 주거지와 학교 사이에 편도 2차선인 국도7호선이 가로지르고 있어 등하교시 교통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게다가 이 도로에는 울산공단과 경주산업단지를 오가는 대형화물차가 교통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위험도는 일반 도로보다 훨씬 더 높다. 동방초 앞은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속도제한이 60㎞로 지정돼 있다. 동방초 돌봄선생님과 녹색어머니회가 등하교 때마다 학교 앞으로 나와 교통지도를 통해 안전에 힘쓰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인해 전교생 219명은 등하교 때마다 시속 60㎞로 달리는 차량으로부터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량 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는 건 권고사항일 뿐 의무가 아니다. 이 때문에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선 어린이 보호구역일지라도 제한속도가 시속 30㎞로 하향 조정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19일 기준 경북도 내에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곳은 경주시, 경산시, 칠곡군에서 각각 1곳씩 모두 3곳에 불과하다. 이에 동방초 학부모들은 지난 2019년 경주시에 "동방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을 완화해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경주시로부터 민원을 전달받은 경주경찰서는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위원회는 "동방초 앞의 교통량 등을 고려해 시속 30㎞로 하향할 경우 되레 운전자로부터 민원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속도제한을 유지토록 결정했다. 최근 정부의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되는 등 전국적으로 속도제한이 하향되는 분위기가 자리잡자 동방초 학부모는 “국도 7호선은 경주와 울산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로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아 성인들도 도로를 가로질러 건널 때 위협을 느낀다”며 “더구나 어린이가 횡단할 때는 위험도가 더욱 높아져 속도제한 완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지하차도 개설이나 최첨단 육교 건설을 통해 어린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주시 관계자는 “어린이 보호구역임에도 시속 60㎞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일정 부분 어린이 안전보호에 위험이 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속도제한에 결정에 대한 권한은 경찰서가 가지고 있어 경주시가 임의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발뺌했다. 경주교육지원청과 동방초등학교 관계자는 “그 어떤 이유도 교통의 흐름이 방해된다는 명분은 학생의 안전과 같은 선상에 두고 판단할 가치가 아니다”며 “경주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동방초 앞 속도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