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는 개도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하물며 상주가 된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서로 소원했어도 문상을 하면서 감정을 푸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고 예의염치가 눈꼽 만큼도 없는 민주당 강 모 의원은 마치 못된 송아지 같아 뿔을 뽑아야만 인간이 될 것 같다. 상주가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양상군자(梁上君子), 즉 도둑이라며 문자로 욕 보인 강 모 의원은 보따리 터는 화적떼 졸개인가.　 2018년 1월 문통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줄 때 `불공정이 문제`라고 하며 철저한 감사를 당부했다. 이런 당부에 따라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감사를 철저하게 했는데 왜 문 정권은 되레 주인보고 짖는다고 맹폭을 퍼붓고 있는가. 최 전 감사원장이 문 정권의 법치훼손과 민주주의 파괴행태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실정으로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문통이 잘한 것은 딱 하나 있다. 대권 후보로 우뚝 선 윤석열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등 인재양성이다. 　 그래도 이들에게 희망을 걸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이런 공적(?)으로 문 정권에 면죄부를 줄 수 있을까. 문통은 하산길이 더 위험하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문 정권의 부패에 대하여 날 선 메스를 가한 최 전 감사원장은 고려 후기 유학자 역동선생(易東先生)이라고 부르는 우탁 선생을 연상케 한다.　 우탁 선생은 고려 충숙왕이 부왕의 후궁인 숙창원비와 통간을 하자 신하들이 서로 눈치 보고 있을 때 죽음을 무릅 쓴 간언을 했다. 백의 차림에 도끼를 들고 왕의 침소 앞에 자리를 깔고 소신의 말씀이 틀리면 이 도끼로 신의 머리를 쪼개라고 간언했다. 　 이런 충신의 간언에 놀란 충숙왕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우탁 선생에게 더 큰 벼슬을 내렸지만 사양하고 낙향을 택했다. 한국 성리학의 시조로 불리는 안향 선생은 제자들에게 "내가 죽거든 우탁 선생을 나를 대하듯이 하라"고 유언했을 만큼 우탁 선생의 학문과 덕행은 지금도 표상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을파소다. 고구려 고국천왕 때의 일이다. 나라를 구할 인재를 찾을 때 모두들 안유를 천거 했다. 하지만 안유는 정중히 사양했다. 안유는 "미천한 저는 옹렬하고 어리석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할 능력이 없다"고 극구 사양하면서 을파소를 천거했다. "을파소는 비록 농사를 짓는 촌부지만 그가 아니면 안 될 것"이라고 간언했다. 　 그런데 안유의 천거에 따라 꾀죄죄한 을파소를 본 왕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니 저 사람이 뭘 하겠다고 천거할까 하고 의문을 가질 때 을파소의 일격이 날아왔다. 　 "왕이시어 저에게 국상(國相)을 맡겨주지 않으시면 사양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개에 놀란 왕은 엉겹결에 국상을 맡으라고 승낙했다. 일개 농사꾼에 지나지 않았던 을파소는 삼국사기에도 남는 명재상이 되었다. 을파소도 을파소지만 안유도 대단한 사람이 아닌가. 왕이 국상을 맡으라고 해도 사양하고 자신보다 출중한 을파소에게 양보한 안유 말이다. 문 정권에 이런 안유 같은 위인은 없고 간신들만 득실거리니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필자는 용꿈을 꾸고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한 마디 제언하고자 한다. 이씨 조선 이후 지리멸멸한 최문(崔門)에서 대통령이 나오는 것도 영광이지만, 우탁 선생과 같은 기개를 가지고 을파소와 같이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재상(名宰相)의 길을 걸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