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농민들이 일손부족으로 농작물 수확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농촌 일손 부족은 해마다 겪고 있지만 농촌 노동력 확충은 속수무책이다. 일부 농민들은 올 초 불어 닥친 한파로 농작물 수확이 떨어진데다 인건비가 치솟아 시름이 깊어져가고 있다. 특산물집산지인 영천, 의성지역 농민들은 본격적인 농작물 수확이 이뤄지고 있지만 농촌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수확을 앞둔 농가들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농촌 일손을 구하지 못한 것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인건비 때문이다. 농촌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일부 농가에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보고 아예 농작물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한 농가에서는 인건비 16만 원을 주고도 일손을 구하지 못해 마늘 밭을 갈아엎었다. 양파와 마늘 수확인 한창인 농가에서는 제때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이러 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9~10만 원 하던 외국인 노동자 인건비는 최근 마늘, 양파 등의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13~14만 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이마저도 노동자들을 구하지 못해 농가의 고심이 크다. 특히 수확기에 접어든 마늘 주산지를 중심으로 마늘쪽이 여러 개로 갈라지는 이른바 `벌 마늘` 피해가 심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벌 마늘은 정상적으로 생산된 마늘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다 보니 많게는 1/3정도 가격 밖에 받을 수 없다. 아직까지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는 없지만 벌 마늘 피해가 난 농가들은 비싼 인건비를 생각하면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타 지역의 경우 예년 같으면 마늘 수확 후 건조까지 해서 수매를 하는데, 추가로 들어갈 인건비 등을 감안, 수확 후 바로 수매를 하는 농가도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로 노동력이 부족한 틈을 타 인건비를 올리며 횡포를 부리는 인력사무소도 농민들에겐 애물이다. 농촌 인건비가 치솟고 있어 수확을 앞둔 농가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농업 노동력을 중개하는 인력사무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감독과 내국인 고용을 늘리기 위한 범 정부차원의 시스템 구축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급 2만 원 이상의 인건비를 주고 농사를 계속 지을 농민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중소상공인에게는 청년일자리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농촌인력 부족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대책이 없는가. 정부당국과 지자체, 관련기관이 나서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