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예술의전당에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시비(운영비)가 지급되고 있지만 정산 과정과 실제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경주시가 경주예술의전당 BTL사업 시행사인 경주문예회관운영(주)과 체결한 실시협약에서 운영비 세부내역 공개 규정이 없어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경주시의회는 지난해 11월 경주예술의전당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도 개선 검토를 요청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제도 개선 검토 요청서에 따르면, 경주시는 경주문화예술회관 민간투자시설사업 실시협약에 의거해 정부지급금(임대료 및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 임대기간 동안 시행사에서 경주예술의전당의 시설물을 관리 운영하고, 경주시에서 임대료와 운영비를 경주문예회관운영(주)에 지급하고 있는 방식이다.2010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분기별로 지급 중이며, 지난해 75억5594만1천원(임대료 49억6758만원, 운영비 25억8836만1천원), 올해 73억7513만4천원(임대료 48억5400만원, 운영비 25억2113만4천원)의 시비가 지급된다. 경주시의회는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장비 노후화와 시스템 오류로 인한 무대시설·조명 등의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등 시설물의 유지 보수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와 관련, 운영비 집행 내역 등의 정산서를 요구했으나 시행사에서는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임대형 민자사업 시설 관리 운영 세부요령`을 근거로 운영비 정산내역을 제출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실제로, 2007년 경주시와 사업시행자가 체결한 실시협약에는 운영비 정산관 관련된 세부내역 대한 조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DI 임대형 민자사업 시설 관리 운영 세부요령에 따르면, `실시협약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운영비는 실제 운영비가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불문하고 주무관청은 실시협약으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고 사업시행자는 그 금액만 청구할 수 있다. 즉, 운영비는 추후 정산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또 `운영비 정산 여부와 관련, 주무관청이 사업시행자에게 운영비를 지급했다면, 민간투자사업의 취지상 민간의 운영비 집행내역을 주무관청이 확인하거나 운영비 정산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경주시의회측은 "운영비 정산 내역을 제출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세부요령 탓에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가 적정하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시행사가 임대료가 아닌 운영비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협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장은 "BTL사업시 운영비 정산을 통해 지급된 예산이 적절하게 집행 되는지 확인함으로서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은 "BTL 사업의 효율성 제고 및 활성화를 위해서도 운영비 집행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