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달 15일 ‘이건희 박물관·미술관’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후속조치가 전무해 시민의 유치운동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9일 경북신문 독자권익위원회 6월 정기회의에서 위원들은 “대구시 등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들이 건립비용 전부를 부담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하고 있지만 경주시는 선언만 해놓고 아무런 조치가 없어 유치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삼성가와의 인연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경주시가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뿌리라는 점에서 미술관 입지에 최적의 도시라고 강조해야 한다”며 “문체부가 최종 입지를 정하기 전에 시민들이 적극 나서서 유치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건희 미술관의 입지는 아마도 유족들의 뜻과 정치적 판단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과 정치권이 유치 선언만 하고 뒷짐을 지는 것은 김칫국을 마시는 격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술관을 통째로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된 2만1600여점의 고미술품 가운데 신라 관련 유물이 상당수 있는 만큼 그것이라도 경주에 유치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위원들은 “그동안의 미온적인 태도로 미술관을 통째 유치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신라천년의 수도인 경주가 신라 관련 고미술품은 유치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과거 방폐장 유치 때 보였던 열기를 다시 모아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보여준다면 아직 늦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대한 의지를 경주시립미술관 건립으로 이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위원들은 “문화관광도시를 표방하는 경주시에 아직 시립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가 불발될 경우 본격적인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적의 부지를 선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짜여진 시립미술관을 빠른 시일내에 건립해 문화관광도시로의 위상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